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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법정 스님의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이 책은 법정 스님의 산문과 법문에서 한편 한편 뽑아 류시화 시인이 엮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정 스님의 사상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한마디로 마음이 정화 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은 글들이 정말 많다.

 
무소유
법정 스님이 유명해진 것은 "무소유"라는 책을 통해서 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무소유와 관련된 여러 글들이 언급된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기 않는다는 뜻이다.
- 무소유의 삶 중에서 -
처음에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사실 살면서 느낀거지만 살면서 필요한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없으면 불편하겠지만, 없다고 해서 사는데 지장은 없는 많은 물건들.

오히려 이런 물건들을 소유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차를 사기 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차를 소유하면서 많은 신경 쓸 것을 요구하게 된다. 자동차세, 기름값, 자동차보험, 엔진오일, 기타 여러가지 소모품 등은 물론이고 운전하면서 느끼는 피로감은 덤이다.

분명 근무하는 시간도 줄고, 진공청소기 등의 편리한 물건들을 소유하게 되면서 더 많은 여가 시간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여가 시간을 오히려 가진 물건 관리에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글 "단 한 번 만나는 인연"
이 책에는 여러 좋은 글들이 많다. 정말 한 번 말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단 한 번 만나는 인연"이라는 내용이다.

차의 세계에 일기일회란 말이 있다.
일생에 단 한 번 만나는 인연이란 뜻이다.
- 단 한 번 만나는 인연 중에서 -

이 이야기가 인상이 깊었던 것은, 이 책을 읽기 전 우연히 절을 갔다 온 것과 관련이 있다. 정말 경관이 좋은 곳에 있는 조그마한 절에 놀러 간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스님들이 직접 말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난 이것도 하나의 수익 사업인지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것도 수행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인간 관계를 일생에 단 한번이라는 생각으로 이어나가면 좋겠지만, 실상 내 스스로는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더 감명 깊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 이 글귀를 읽고 나서는 조금은 내 주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지 않았나 싶다.

■ 기타
여기에는 내가 언급한 이야기 말고도 좋은 글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 글들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은 긴 불교의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 밑바탕에는 알게 모르게 불교사상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