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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wins

[관전평] 8월 15일 LG:넥센 - 엘지 스러운 경기


"엘지 스럽게 졌다". LG 트윈스 쌍마게시판에 어느 유저분이 올린 내용입니다. 그만큼 LG의 전형적인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LG 선발 봉중근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을 했을 정도로 호투를 했지만, 이후 마무리 오카모토가 불론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1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연장 11회말 넥센 송지만의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는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경기 결과는 4:3 넥센의 1점차 승리였습니다.

LG에게는 2번의 좋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5회말 무사 2,3루 찬스와 11회초 무사 1,2루 찬스. 그러나 이런 좋은 기회를 오늘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득점권 찬스에서 단 1득점에 그칠 정도로 득점력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LG는 오늘은 득점권 타율이 무려 0.00이었을 정도로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즌 초반 LG 불펜이 어느정도 제 역할을 해주었을 때에는 LG에게는 잠시나마 "연장불패"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만큼 불펜이 실점을 최소화 해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타선에서는 연장전에서 충분히 역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선발이 호투를 하고도 불펜이 대량 실점을 하는가 하면, 방어율 0을 자랑하던 마무리 오카모토는 어느 순간부터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즌 초부터 불펜이 잦은 등판을 하면서 이미 예견 되었던 부분입니다. LG는 이런 경험을 작년에도 이미 한적이 있으니까요.

오늘 경기에서 만약 오카모토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면 봉중근은 10승을 달성 할 수 있었을 것이며 팀은 넥센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 할 수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오카모토가 잘 던지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이동현은 금요일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김광수도 어제 2이닝 가까이 던졌습니다. 오카모토도 어제 경기에서 1이닝을 소화했죠. 이런 선수들에게 이런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팀과 3연전을 치루면서 항상 좋은 모습을 기대 할 수 없습니다. 버릴 경기는 과감히 포기하면서 불펜 투수를 아껴야 하는데, 아무리 선발 더마트레가 조기에 무너졌다다고 해도 중요 선수들을 다 등판 시키더니 결국 오늘 필요 할 때 못쓰는 경우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투수 운영 역시 어제 오늘 보는 것이 아닙니다. 초반에는 그래도 투수들 등판일과 투구수를 잘 조절 해주는 것 같더니 최근에는 그런 모습조차 볼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혹사 시키면서 선수 한명 한명을 슬슬 망가뜨리는데, 나중게 가면 쓸만한 투수 한명이라도 남아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투수의 어깨는 어떤면에서 보면 소모품입니다. 한 선수가 던질 수 있는 투구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선수들을 관리해주고 보호해주어야 하는 구단이 오히려 이런 것들을 방치하는 것을 보면 회의감이 드는 것은 비단 저만일까요?

또한 작전 수행 역시 그렇습니다. 강공으로 가야 할 때는 번트로 가고, 번트가 필요 할 때는 강공으로 가고, 대타가 필요 할 때는 밀어 붙이고, 그 날 경기에서 잘 치는 선수는 중간에 빼고 대타를 집어 넣는 등 작전 수행에 일관성을 볼 수가 없습니다. 선수들을 믿지 못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감으로 작전 수행을 지시 하는 것인지 가끔 의문 스러운 부분입니다. 아니면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까요? 그러나 이 부분은 시즌 초반부터 자주 보이던 부분으로서 작전 수행이 불가능 하다면 작전 지시를 최소화 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아무리 봐도 현재의 전력으로 봐서는 4강행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경우 남은 잔여 경기를 팀의 리빌딩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해 보입니다. 신인 선수들을 테스트 해보고, 팀을 재점검 하기에는 지금이 적기입니다. 그리고 중요 투수들을 내년을 위해서 쉬게 해주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올해 봉중근이 작년에 비해 구위가 많이 떨어진 것은 작년 하반기에 충분한 휴식을 주기 보다는 무리하게 마지막까지 등판 시켰던 영향이 있었음을 제발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