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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뮤지컬 마법사들, 기억하는 모든것은 사랑이 된다.


사람은 태어날 때 여러가지 운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전 무슨 운을 타고 났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무슨 운을 타고 나지 않았는지는 하나 아는게 있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당첨운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도 있죠. 로또에 당첨되게 해달라는 한 사람의 간절한 기도에 대한 신의 응답.

"아루마루야! 먼저 로또를 사거라!"

다른 사람에 비해 이벤트에 응모를 잘 하지 않는 편인건 사실입니다. 그러니 당첨이 안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똑같이 응모를 하면 다른 사람은 떡하니 되고 저는 안되는 것을 보면 역시 운이 없기는 없나봅니다.

이런 제가 최근에 여러 이벤트에 여기저기 찔러 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하나 걸려 들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뮤지컬 마법사들" 공연 티켓입니다.

여태 영화 시사회 티켓 하나 당첨 되지 못한 제가 티켓을 얻게 된 경로는 다름아닌 프레스 블로그 스크랩 이벤트를 통해서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응모하지 않아서 손쉽게 당첨 된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처음 공연에 당첨된 상징성이 있어 나름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러나 역시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생기기 마련.

가져갔던 DSLR의 배터리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평일에는 휴대성 때문에 디카를 가지고 다니는데 이날은 첫 공연 이벤트 당첨이라 기념으로 DSLR을 들고 간것이죠. 

이 공연은 중간에 딱 한번 포토타임이 주어지는데 그때 공연 사진을 찍지 못하면 사실 한장도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밧데리 오링으로 한장도 찍은 사진이 없네요.

서두가 너무 길었나요?

그럼 지금부터 짧은 공연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이 뮤지컬은 뮤비컬이라고도 불립니다. 왜냐하면 원작이 원래 2005년에 상영되었던 송일곤 감독님의 영화 마법사들이기 때문입니다.

뮤지컬 마법사들은 '마법사들'이라는 무명 밴드의 이야기입니다. 밴드를 소재로 한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오디션 등이 그리 유쾌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 것처럼 뮤지컬 마법사들도 조금은 슬픈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

무명밴드에 불과한 '마법사들'은 새로운 보컬 자은을 영입한다. 마법사들의 리더인 재성은 첫눈에 자은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자은의 영입 이후 마법사 밴드는 승승장구하게 된다. 시작은 자동차 대리운전 CF 음악에 불과했지만, 그들의 음악성은 곧 인정받게 되고 앨범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어가게된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마법사들 밴드에도 위기가 닥치게 되는데, 그건 다름아닌 자은의 잦은 무단 이탈. 자은은 목에 이상이 생겨 다시는 노래를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좌절을 하게 되고, 재성과의 관계도 악화되게 되면서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마법사 밴드 멤버들은 자은의 기일을 맞아 다시 모이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다시 밴드를 시작하기로 한다.

대충 기억나는 대로 적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의 뮤지컬입니다.

음악성
인디밴드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출연하는 배우들의 노래 실력은 출중합니다. 워낙 생소한 멜로디라 처음에는 음악이 익숙치 않지만, 뮤지컬이 끝나고 나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자동차 대리운전 CF 노래, 그리고 자은역의 배우가 부르는 애절한 멜로디의 노래 실비아는 꽤 괜찮더군요.

배우들
제가 이 뮤지컬을 봤을때 자은역으로 나왔던 배우는 김수연씨였습니다. 허스키한 보이스에 노래 실력도 꽤 괜찮았습니다. 특히 실비아를 부를 때는 정말 그 슬픔이 전해지더군요.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 했을 때는 정말 유령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요.

그런데 이런 생각도 잠시 들더군요. 이 뮤지컬은 노래에 따라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부자의 탄생 OST에 참여하고 미스에이 '사랑이 뭐길래' 객원 보컬로 있는 니모(오상은)씨가 나왔다면 또 어떤 분위기가 연출 됐을까 하구요. 그럴려면 한번 더 봐야 하는데 그냥 깔끔히 마음을 접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연기를 잘 했지만 그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다름아닌 스님역을 맡으신 분입니다.

이분은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웃음 코드를 던져주는 감초같은 역할인데, 정말 천역덕스럽게 연기를 너무 잘하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극중에서제일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스토리
줄거리를 대략 보면 알겠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밝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처음에 홍보물에 있는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고 갔을 때 저는 대략 스토리가 이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무명밴드인 마법사들이 자은이 죽고나서 고난을 딛고 일어나 성공한다는 뭐 대략 이런 이야기로 귀결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에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끝까지 슬픈 이야기로 남습니다. 

어차피 제가 작가가 아닌 이상 스토리에 뭐라 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스토리는 조금 손질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스토리에 극적이 부분요소 부족과 클라이맥스 부분이 약하여 전체적인 스토리가 늘어지는 듯한 역효과가 있습니다. 자칫 지루함을 줄수 있는 이 스토리를 조금만 손질한다면 배우들의 연기력과 노래 실력이 출중한만큼 좋은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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