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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원나잇 스탠드를 귀엽게 표현한 연극 <극적인 하룻밤>


버섯공주세계정복님의 이벤트를 통해 연극 <극적인 하룻밤>을 보고 왔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유쾌상쾌 하면서도 생기 발랄한 연극이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연극을 볼수 있게 해주신 버섯공주님께 제 블로그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버섯공주세계정복님의 블로그

잘못 찾아간 연우소극장

처음 찾아간 곳은 연우소극장이었습니다. 12월 5일 이후에는 상상아트홀 대신 여기서 공연을 하는데 거기서 순간 착각을 하게 된것이죠.

흔들린 사진 밖에 없지만 여기가 상상아트홀입니다. 대학로에 일찍 도착해서 여유를 부렸는데, 길을 헤매는 바람에 공연 15분 전에야 간신히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연극을 보면서 보게 되는 공통 소품

최근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다보면 공통 소품을 하나 발견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진로 소주입니다. 진로소주 브랜드가 관객에게 보이게 한다거나 관련 멘트를 한번씩 하는 것을 보면 일종의 PPL 광고 형태인가 봅니다. 개인적으로 추측 하건대 진로소주에서 문화나눔 차원 또는 광고 차원에서 여기저기 지원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극적인 하룻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2009년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입니다. 하룻밤 이후에 남녀의 심리변화에 대해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극본 심사평에는 되어 있지만, 그 변화를 인지하기 쉽지 않고 결말이 모호하게 끝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극본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시후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실제로 무대에 오른 연극이 아니었기에 연출이 어떻게 되었을까 상당히 궁금했던 연극입니다.

<극적인 하룻밤>에 등장하는 인물은 단 두명입니다. 그런데 이 두명이 처음 마주치게 되는 곳은 다름아닌 결혼식장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연극에서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방법이 있더군요. 바로 관객을 참여 시켜서 즉흥적인 결혼식을 열어주는 겁니다. 그것도 생판 모르는 관객 두사람을....

"우리 술먹고 같이 잘래요" 라고 말하는 당돌한 시후와 정자뱅크 정훈의 만남은 그야말로 극적입니다. 왜냐하며 신랑신부는 바로 이 둘의 이전 애인이니까요. 이 둘의 관계는 몸의 대화로 먼저 시작이 되며 그러면서 차차 둘의 관계는 점점 변화 되어 갑니다.

정훈과 시후의 관계에서 재미있는 것은 둘의 관계가 고무줄 같다는 점입니다. 시후가 점점 다가갈수록 정훈은 멀어지고, 정훈이 후에 다가가면 시후는 멀어질려고 하는 점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남녀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그런말이 있지 않나요? 사랑은 밀고 댕기기라고....

극본을 먼저 봤을 때 솔직히 연극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건 그야말로 오산이었습니다. 어떤분이 연출을 했는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줄거리와 주요 대사는 원작과 거의 동일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탈바꿈 되어 있었습니다. 입이 거친 정훈은 가벼우면서도 유머스러운 캐릭터로, 우울하면서도 개방적인 시후는 당돌하면서도 생기 발랄한 인물로 변모 되어 있었습니다.

<극적인 하룻밤>은 엄연히 19금 연극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베드신은 야릇하다거나 그렇다고 화끈하지도 않지만 나름 특색이 있습니다. 섹시 코메디를 보는 것 같은 베드신은 귀여우면서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마지막 장면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극본에서는 둘과의 만남을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고 애매하게 끝내버리는데 반해 연극에서는 확실하게 매듭을 짓거든요. 그것도 해피엔딩으로....

와이프의 취향을 알게 되다

제 와이프도 공연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같이 본 뮤지컬이나 연극중에 좋은 평을 한 공연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시큰둥 했다고 할까요. 그런데 오늘은 연극이 끝나고 나오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하더군요.

"시후는 그야말로 쿨하다."
"아주 오랬만에 졸지 않고 몰입해서 봤다."
"베드신 표현을 너무 코믹하게 잘 표현한거 같다."


아내의 취향을 새삼스럽게 다시 알게된 하루이기도 합니다.

부부 한줄평
남편 : 어두운 내용의 극본을 예상외로 밝게 연출했다.
아내 : 간만에 졸지 않고 볼수 있는 재미있는 연극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