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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선택을 이끄는 부드러움 힘, '넛지"


넛지란 팔끔치로 슬쩍 찌른다는 의미로서, 여기서는 타인의 선택을 부드럽게 유도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 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넛지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로서 강제적 선택이 아닌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선택 할수 있게 변화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넛지는 학교 배급부터 시작해서 연금제도까지 광범위하게 적용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책 중반 이후에 나오는 내용은 미국 중심으로 내용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서와는 약간 거리가 먼 내용도 있지만 넛지를 이해하는데 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변화를 줄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죠.

그러나 강제적 수단이 수반되지 않아야 하는 넛지가, 연금제도 부분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이견이 생기는 했었습니다. 월급에서 디폴트로 떼어가는 연금제도가 개인적으로는 반강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는 이를 자동 디폴트라는 넛지라고 설명하는 것에는 동조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 책은 삼성 경제연구소에서 2009년 CEO 필독서로 선정할 만큼, 선택설계자(이 책에서는 넛지를 행할 수 있게 설계하는 사람들을 일컽는다) 입장에서는 꽤 유용한 내용이 많은편입니다.

 

그러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넛지는 무엇이 있을까요? 책에서 사례를 든 내용과 개인적으로 느꼈던 넛지의 방법은 아래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블로거니까 다음뷰의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다음뷰에서는 전체 랭킹과는 별개로 채널 랭킹이라는 것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채널 랭킹은 분명 몇가지 방법으로 변경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부여 받은 랭킹의 포스팅을 의식적으로 더 많이 올리게 됩니다. 저의 경우도 전문적인 포스팅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포스팅을 올리기 위해 "잡동사니"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의식적으로 제 채널의 포스팅을 더 많이 올리는 편입니다. 한마디로 다음은 채널 랭킹을 변경 할 수 있는 자유도를 허용하고 있지만, 변경하기 번거롭게 만들어 알게 모르게 블로거들에게 넛지를 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다음이 우리에게 특정 채널의 포스팅을 유도하기 위해서 넛지를 행한다고 한다면 특정 채널의 가중치를 늘리거나, 베스트의 선택의 가능성 등을 늘린다면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혀둡니다.

이번에는 마트의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마트에 가면 사람들은 눈높이에 있는 물건을 집을 확율이 가장 높습니다. 실제로도 전체 진열장에서 눈높이에 위치한 물건의 매출이 가장 높은것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마트에서 특정 브랜드의 매출을 극대화 할려고 마음 먹는다면 단순히 진열장의 배열을 다시 하면 되는것이죠.

이 책에는 또한 디폴트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세탁기를 구매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엇일까요? 제 와이프를 가까이에서 관찰해 본바 세탁기의 별다른 기능을 선택하지 않고 시작 버트만 누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목격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요새 세탁기에는 퍼지 기능이 있어 인공지능이 알아서 무게와 세탁 시간을 계산해 주지만, 분명 불림세탁이나 건조 기능 등 다양한 부가 기능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사용을 안하더구요.

만약 세탁기 설계자가 환경주의자로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전기세를 적게 쓰는 기능 위주로 디폴트 기능을 만든다면 아마도 그는 원하는 바를 쉽게 이룰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 사용자들은 옵션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사용 할 것이기 때문이죠.

만약 이러한 디폴트 기능에 대해서 선택 설계자가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악용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시 툴바 설치, 바이러스 프로그램, 검색엔진 등이 디폴트로 체크 되어 있는 것도 넛지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제로 설치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체크를 해제하지 않고 설치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목격 할 수 있는데 이것도 넛지를 악용하는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것은 어떨까요? 한달 체험을 하고 나서 디폴트로 취소 되기 전에는 매달 자동 결제가 되는 방식.실제로 통신사나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 등에서 많이 사용 되고 있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은 체험 행사랍시고 한달 내에 취소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깜빡 잊고 한달을 넘기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제가 아는 한분은 사용하지도 않는 통신사의 부가기능을 결제가 되는지도 모르고 3년동안 사용하는 경우도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특정 부가가능을 2달만 사용하고 해지하면 된다고 유도하는 핸드폰 대리점은 꽤 지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비단 저만은 아닐것입니다.

국민연금도 넛지를 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직장인이라면 국민연금에 자동 가입하게 디폴트화 해 놓은 것이죠. 국민연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넛지라고 하는것에는 동조 할 수 없었습니다. 선택권이 전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유주의적 개입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조금 멀어 보입니다.

이렇게 넛지라는 것은 우리 실생활에 많이 퍼져 있습니다. 이것이 좋은 방향으로 사용 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악용 되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자신이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콘들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인간인 이상 실수를 하거나 사소한 것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분명 많습니다.

저자인 탈러와 선스타인은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실수하는 부분을 연구함으로써, 사람들이 최선이 되는 선택을 할수 있는 환경을 설계 할 수 있다고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에는 저축을 늘리는 방법, 장기기증을 활성화하는 방법, 지구를 구출하는 방법, 결혼의 민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꽤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책임에는 틀림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