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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통큰갈비 논란", 기업적 윤리 이전에 윤리적 소비도 생각하자


오늘 아침에 일어나 한가하게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포털 메인에 "통큰갈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듯한 기사를 아주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겸사겸사 다른 블로거들의 생각은 어떤가 해서 여기저기 기웃하다 보니 왠지 이번에도 롯데마트가 큰 사고를 친것 같은 분위기더군요.

LA 갈비 100g에 1,250원인데 여기에 KB 카드로 결제하면 20%을 할인해 준다고 하니 대략 1,000원이면 구매 할 수 있나봅니다. 할인마트에서 물건을 값싸게 파는 것이 이상 할 것도 없지만,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시기의 문제라는 것이 대세입니다. 한우와 가축이 100만마리가 폐사하는 등 구제역으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는 등 이런 민감한 시기에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죠.
 
그런데 위의 논란과 상관없이 통큰갈비는 6일 하루에만 전국 매장에서 100톤, 약 32만 분이 팔려 나갔다고 합니다.

제 와이프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을 하더군요.

"값싸게 파니까 사람들이 사는건 어쩔수 없잖아."

'어쩔수 없다라....'

이런 민감한 시기에 값싸게 파는 할인마트는 나쁘고, 이것을 소비하는 소비자는 어쩔 수 없거나 당연하다는 어폐가 존재하더군요.

대부분의 기사도 통큰 갈비에 대한 논란만 있거나 롯데마트에 대한 비난뿐 소비자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 있습니다.

윤리적 소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 할 때 단순히 물건의 가치만 보지 말고 그 이면까지 보면서 소비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마시는 커피 한잔을 마실 때도  들어가는 커피 원두가 공정무역을 통해 구매된 제품인지, 어린 노동자를 착취해서 만들어진 제품인지,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원료를 구매한 것인지, 회사는 윤리적으로 옳바르거나 상생을 도모하는 회사인지 등을 따져 가면서 소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만약 구제역으로 인해 축산농가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을 방관 할 수 없다면,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통큰갈비를 구매하지 않거나 한우 소비를 늘리면 됩니다. 제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고객이 구매하지 않거나 마케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서면 이런 기획은 무용지물이 될테니까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해 보이지 않습니다. 통큰치킨이 나왔을 때도 논란만 있었을 뿐 판매 중단 전까지도 긴줄은 여전했고, 이마트 피자 같은 경우는 지금도 잘 팔리고 있다고 하니까요. 통큰 갈비도 일주일간 진행하는 단발성 이벤트여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잠잠해 지겠지요.

결국 승자는 항상 대기업의 몫입니다. 해당 기업의 제무재표를 들여보지 않는 이상, 이런 논란으로 인한 매출 증대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한 효과는 어느정도 보았을겁니다.

만약 정말 축산농가나 주변 상인들이 걱정이 되신다면 기업의 윤리를 따지기 이전에 윤리적 소비에  동참해 보는건 어떨까요? 지금은 힘이 미약할지 모르지만, 한사람 한사람 동참하다 보면 나중에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결국 대기업도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의 힘이 그만큼 커진다면 그 힘에 굴복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이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예전에 싱가폴에 출장 갔던 일이 생각이 나는군요. 지금은 전혀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무역업에 몇개월 몸담고 있을 때 일입니다.

싱가폴에 출장을 가서 바이어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바이어의 부인에게 밥은 어떻게 해 먹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었습니다.

" 저녁은 거의 밖에서 먹어요. 우리가 밖에서 먹어야 식당하는 사람들도 먹고 살지요."

헉! 밥은 집에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는 충격적인 답변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먼 이야지만, 최소한 싱가폴 사람들이 상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싱가폴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지만요.

어쨌든, 기업에서 상생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정치권에서 어떤 규제를 하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도 그만큼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요지에서 한번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