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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wins

잦은 수비 포지션 변화가 부른 LG의 패배


금일 경기에서 기록된 LG 실책은 박경수의 송구 실책 단 1개 였지만 실제로 보이지 않는 실책은 꽤 많았습니다. 박경수는 송구 실책 뿐만 아니라 쉬운 타구를 놓치거나, 정의윤은 좌익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고 서동욱은 도루사 시킬 찬스를 태크 처리 미숙으로 놓치는 등 전반적으로 수비에서 헛점을 보여 주면서 자멸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비가 안정 되지 않다보니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공격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입니다.

수비의 불안정한 모습은 올시즌 LG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열린 넥센전에서 팀실책 4개로 다 이긴 경기를 내준 것이나 이진영 1루수 때 쉬운 타구를 잡지 못해 안타로 연결 된 것 등이 좋은예입니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타격은 뒷받침 되지 않았으나 수비력은 인정해서 팬들 사이에 '수비요정'이라 불리던 박경수의 잦은 실책은 작년 오지배라 불리던 오지환의 수비만큼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잦은 수비 실책은 상대 투수에 맞는 라인업을 구사하는 플래툰 시스템과 LG의 수비 위치 변화와 관련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박경수는 좌투수가 나올 때마다 오지환 대신 유격수 위치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교체 되는 선수에 따라 유격수와 2루수를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택근은 외야 자원이 풍부한 LG의 현실 때문에 중견수 대신 1루수를 맡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이진영은 때로 1루수로 기용 되기도 했지만, 몇번의 수비 미스 후 우익수로 고정 되었습니다. 이병규는 좌익수로 주로 출장하나 금일 경기에서는 중견수를 맡기도 했습니다. 서동욱은 3루수 또는 2루수로 출장하고 있는 등 고정된 위치가 없습니다.

2루수였을 때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 주었던 박경수 조차 잦은 수비 위치 변경으로 인해 미스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플래툰 시스템에 맞춘 수비 변화가 꼭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플래툰 시스템의 성공 열쇠는 수비 안정화가 먼저 이루어진 뒤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제 아무리 우완과 좌완에 맞춰 공격력 증대를 위한 라인업 구성을 한다고 해도 실점을 더 한다면 별 의미가 없어집니다.

어제 경기만 해도 리즈가 1회부터 제구력 난조를 보이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가기는 했지만, 그보다 추가 2실점의 빌미가 됐던 서동욱의 수비가 더 아쉬웠습니다. 금일 경기도 1회에 기본 수비만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김선빈의 출루를 충분히 막으면서 1회부터 2점을 내주지 않아도 됐습니다.

LG에 모든 포지션을 소화 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있으면 좋겠지만 최근 몇경기를 보면 알수 있듯이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부상 공백으로 인해 일부 수비 위치는 어쩔수 없다고 해도 최소한 특정 수비 위치는 고정해야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실책으로 인해 자멸하는 경기가 늘어나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할 것입니다.

오지환과 이진영, 그리고 우타자 라인업으로 인해 빠진 중견수 이대형의 공백이 오늘만큼 아쉬울 수가 없었던 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