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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강용석 블로거에게 드리는 글


"안철수는 어떻게 먹고살까?"에 관한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안랩의 배당성향이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안철수 교수가 얼마나 배당을 가지고 가는지 수치화 해서 상세히 설명해 주신 덕분에 부족한 식견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님의 글을 보면 안랩을 너무 폄하 하시는 것 같아 한 말씀 드립니다. 원래 님의 글에 댓글을 달고자 했으나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야 하는 포스팅에는 댓글을 달지 않는 성격이라 이점 양해 바랍니다. 대신 이 글을 다 쓴후 트랙백을 걸 예정입니다.

먼저, 안랩이 자랑하는 V3가  세계 시장 1위인 시마텍의 노튼이나 2위인 맥아피와 비교 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혹시 두 제품을 다 사용해 보신적이 있는지요?

분명 두 제품과 V3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바이러스 탐지율과 바이러스 샘플 보유율을 생각하면 오히려 낫은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 두 제품을 개인적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노턴은 매년 지불해야 하는 라이센스 비용이 부담이 되었고, 맥아피는 높은 탐지율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검사만 걸어두면 컴퓨터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그 무거운 엔진 때문에 사용 자체를 포기 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가벼워졌는지 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V3가 좋다고도 이야기 못하겠습니다. 모든 제품에는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그전에 V3는 제품만 보지 말고 그 이면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력이 좋지 않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제 기억이 맞다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브레인' 바이러스 입니다. 당시에는 MSX나 Apple II 같은 8비트 컴퓨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주변에 큰 피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백신을 개발한 한 의대생에 대해서는 이슈가 되었던건 기억합니다. 사람 치료하는 의사가 될 사람이 컴퓨터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니 신기한 일이니까요. 알다싶이 그게 지금의 안철수 교수입니다.

당시 마이컴이라는 컴퓨터 잡지를 통해 알게된 바로는 '브레인' 바이러스의 경우  워낙 간단한 코드로 이루어져 있어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했기에 그냥 신기한 일로 치부했지만, 사용자로서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다크 어벤져'라는 바이러스의 등장입니다. 

'다크 어벤져'의 치료 방법은 오로지 2가지. 맥아피 스캔을 돌리는 방법과 V3를 사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맥아피 스캔은 치료는 했지만 파일을 삭제하는 개념이었기에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 사용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고, 의지 할 수 있는건 오로지 V3 하나였습니다.  '다크 어벤져'의 경우 변종이 계속 돌았기에 자주 업데이트 해주는 V3가 더 효용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안철수 연구소가 설립 되었고, 맥아피로 부터 1,000만 달러 인수제의가 들어오지만 거절합니다. 이것도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맥아피가 보유한 바이러스 샘플은 약 40,000개, 당시 안철수 연구소가 보유한 샘플이 약 10,000정도로 기억합니다. 백신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샘플수에서 이렇게 차이가 남에도 맥아피가 인수 할려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신문에 난 한 기사에 의하면 맥아피가 노리던 것은 V3 제품 그 자체가 아니고 국내의 잠재수요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그때 V3를 팔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고가의 외산 백신을 현재 사용하고 있을겁니다. 억측이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겠지만, 독점적인 외산 소프트웨어가 국내에 들어와서 저가로 판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땀흘려 만든 프로그램이 일부 외산 프로그램을 대체 하거나 경쟁을 유도해서 가격이 내려간 덕에 그나마 저렴하게 사용 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정부가 이들 소프트웨어 사용을 장려한 것도 큰 몫을 했지만요.

두번째로, 혹시 진짜로 언급하고 싶었던건 정몽준 의원인지 묻고 싶습니다. 1년 12억의 배당을 받는 안철수 교수 같은 분이 별 재미가 없어 정치를 생각 할 정도면, 몇백억의 배당을 받는 정몽준 의원 같은 분은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할까요? 저 역시 궁금해집니다.....

세번째로, 저도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이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지만 NHN과의 비교는 별로 좋은 예 같지 않습니다. NHN은 배당은 안할지 몰라도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을 행하고 있고, 또한 몇년 전에는 30만원 하던 주식을 액면 분할하였음에도 주가의 상승률로 인해 상당한 차익을 보고 있는 주식입니다. 삼성전자도 배당뿐만 아니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방어합니다. 생각하신대로 주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네번째로, 안철수 교수는 미국으로 유학가 있는 동안에도 이메일 등으로 업무를 보았다고 당시의 고충에 대해 담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아마, 님은 그의 저서는 읽었더라도 다 읽은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님이 막연하게 쓰신 "일은 안했을 것이고", 이런 건 조금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섯번째로, 회사를 만들때 '세계 일등 회사를 지향한다'라는 식으로 CEO가 비전을 선포하지 '우리 회사는 세계 50등을 위해 뛴다"라고 선포하는 회사는 본적이 없습니다. 설사 그렇게 하는 회사가 있다고 해도,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것을 탓 할수만은 없지 않을까요?

위의 다섯가지가 제가 님의 포스팅에 댓글을 달고 싶었던 부분들입니다. 어차피 블로그야 개인적인 공간이라 님이 어떤 글을 적든 상관 없으나, 타인을 비방 또는 비판 하실려면 조금  더 객관적인 논리로 접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님이 해당 포스팅을 안랩이 배당률을 낮춰 재투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라는 논리로 풀어나가셨다면 적극적으로 공감했을지도 모릅니다. 안랩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회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