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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뮤지컬 겨울연가, 유진 혼자 사랑에 빠진 느낌


뮤지컬 '겨울연가는'는 한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드라마 '겨울연가'를 뮤지컬화 한 작품입니다. 20부작이라는 대작을 1시간 30분 분량으로 압축하면서 사각 관계는 삼각 관계로 축소 되고, 스토리는 거의 각색되지 않고 간소화 되었습니다.

 


시놉시스
 
여고생 유진과 전학생 준상은 버스에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지각을 하게 된 두사람은 서로를 도와 담을 넘게 되는 등 우연과 만남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첫눈이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첫눈이 오는 날 약속대로 유진을 향해 달려가던 준상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를 기다리던 유진은 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렇게 십년이 지난 후, 유진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새로 부임한 현장의 기획이사를 만나러 갑니다. 준상을 그대로 뻬닮은 현장이사 이민혁의 외모를 보면서 그녀는 큰 혼란을 느낍니다. 이런 혼란도 잠시, 그녀는 이민혁과 곧 사랑에 빠집니다. 20년간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해바라기 같은 남자 상혁은 이런 그녀를 바라보며 마음만 조급해 집니다. 

어느 날 현장에 사고가 일어나면서 상혁이 다칠 뻔 하지만, 그를 밀쳐내고 준상이 대신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준상은 병상에서 깨어나며 어릴적 기억을 되찾게 됩니다. 하지만, 수술을 다시 받으면 다시 잃어버릴 첫사랑에 대한 기억 때문에 준상은 수술을 과감히 포기하게 되고, 이 와중에 상혁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 유진은 이민혁을 떠나보내고 상혁의 곁에 남기로 합니다.  

3년이 지난 후 유진을 위해 지은 집에서, 유진과 준상은 사랑을 다시 확인하며 재회하게 됩니다.

오늘의 캐스팅

뮤지컬 '겨울연가'의 등장인물은 총 4명입니다. 이들 네명은 모두 더블 캐스팅입니다.

제가 봤을 때의 캐스팅은 위와 같았습니다.

음향과 무대배경

스피커 등의 음향 장비는 딱히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것 치고는 음향이 전혀 귀에 거슬리지 않아 상당히 궁금증을 일으켰습니다. 알고보니 배경음악은 4인조 밴드에 의해 라이브로 연주 되고 있었어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에는 키보드만 보이기 때문에, 준상이 피아노 연주 할 때만 라이브로 연주 되는 줄 알았거든요.

또한 드럼도 이렇게 숨겨져 있답니다.

무대배경은 공연이 시작되서 끝나는 시점까지 변경이 없습니다. 흰 전나무 숲이 배경의 전부입니다. 무대는 고정 되어 있지만, 23년이라는 세월을 음향, 조명, 일부 소품,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대신 합니다. 병원 신에서는 병원 문양이 들어가 있는 조명, 앰블런스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앰블런스 소리, 학교 담을 넘는 신에서는 관객이 상상 할 수 있게 배우들이 연기하는 식이죠.

감상평

뮤지컬 '겨울연가'는 뮤지컬 치고는 나오는 넘버가 적어 오히려 연극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처음 준상과 유진이 만나는 첫사랑 신에서는 강한 흡인력이 느껴지던 스토리는, 준상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부터 늘어지면서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극중 나오는 겨울연가 테마곡은 남발 되면서 극 몰입에 방해꾼으로 전락했습니다. 절제미를 상실했죠. 

하지만, 객석과 무대가 상당히 가까운 점, 4인조 밴드로 연주 되는 배경음악, 정성들여 만든 무대배경, 눈 내리는 신, 일부 연출 등은 괜찮았습니다.
 

배우 백은혜는 발랄하면서 사랑에 빠진 유진역을 잘 소화해 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사랑에 빠진 느낌이었어요. 준상역인 백지홍이 잘 받쳐주지 못하면서 혼자 겉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준상은 마냥 무뚝뚝한게 아니라 그 안에 아픔과 부드러움을 내재하고 있는 남자인데, 그점을 잘부각시키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분명 사랑에 빠지 남자여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백지홍과 백은혜과가 항상 호흡이 안맞는건 아니었습니다. 간혹 위와 같이 사랑스런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장면들도 연출 됐으니까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에 둘이 재회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 하더군요.

상혁은 여전히 불쌍합니다. 무려 23년이나 짝사랑으로 시간을 허비하더니, 저 같으면 절대로 못할겁니다. 어쩌면, 상혁과 같은 한결같은 사랑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점이 더 부러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지만,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 첫사랑이 누군지 지금도 헷갈린다는거......

뮤지컬 '겨울연가'는 명보아트홀 하람홀에서 2011년 9월 27일 부터 2012년 3월 18일까지 공연합니다. 드라마 '겨울연가' 1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며, 일본인 관광객을 겨냥한 듯 공연 중에 일본어 자막이 나옵니다. 그리고 보면 명보아트홀에서 하는 공연들은 거의 외국인을 겨냥한듯 하기도 해요. '드럼캣', '드로잉쇼' 등은 언어장벽 없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넌버벌퍼포망스거든요.

그럼 간만에 한줄평을 올릴께요.

 형제 한줄평
나 : 유진 혼자 사랑에 빠진 느낌....
동생 :  So 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