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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밀당의 탄생 시즌2, 선화공주 연애비사


밀당의 탄생 시즌2를 보고 왔습니다. 관람평이 워낙 좋아 예매하기는 했지만 혹시나 재미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그냥 노파심에 불과했네요. 밀당의 탄생을 보는 90분 내내 얼마나 웃었는지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밀당의 탄생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선화공주와 서동의 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코믹 사극입니다. 서동이 서동요를 부르게 만들어 선화공주의 사랑을 쟁취한다는 큰 틀은 그대로 가져왔으나, 서동은 바람둥이에 선화공주는 클럽 죽순이라는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합니다.

둘은 연애고수로 클럽에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되죠. 밀당의 대가들 답게 밀당을 주고 받지만 서동이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수 위입니다. 클럽에서 나간 둘은 아무 일 없이 밤을 같이 지새우게 되고, 훗날을 기약하고 헤어지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자뻑남 해명왕자가 선화공주에게 프로포즈를 하게 되거든요. 이에 가슴앓이를 하던 서동은 남이의 조언에 따라 매일 밤 선화공주가 서동을 만난다는 동요를 퍼뜨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선화공주는 궁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결론은 알다싶이 둘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

다만 선화공주가 현재 시가 20억에 이르는 금을 서동에게 빌려주고, 서동은 이 돈을 밑천으로 금광을 캐 진평왕에게 바친다는 이야기는 조금 색다른 부분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을 택했더니 부는 저절로 따라오니 선화공주는 현대판 신데렐라일까요? 뭐, 공주가 왕자를 만났으니 조금 다를 수도 있겠네요.

밀당의 탄생은 PMC 대학로자유극장에서 공연 중에 있습니다. 입구를 보면 아주 조그마한 소극장으로 보이지만 공연장 내부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좌석이 무려 271석.

내려가니 빈 접시만 보이는 줄 알았더니...

유일하게 두개 남아있던 떡을 습득

화장실에 붙어 있는 센스 있는 패러디...

밀당의 탄생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6명. 이중에 서동, 선화공주, 고수, 해명은 더블 캐스팅입니다.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해명왕자 역을 맡았던 오대환과 고수역으로 나온 추정화. 해명왕자는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행동이 불일치를 이루는 인물로 가장 많은 웃음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어찌 그런 진지한 얼굴로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를......

고수는 판소리 비슷하게 나레이터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멀티 역할을 소화해 냅니다. 때론 이야기의 화자로 때론 주막집 아줌마로 변신하는식이죠. 아주 맛깔스러운 역할입니다.
 

일상생활의 모습들. 역시 무대에 있을 때와는 색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