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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2012.03.28 20:48

 

연극 <변태>에서 말하는 변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변태스럽다'의 변태가 아니고, '형태가 변한다'는 뜻의 변태입니다.

연극 포스터는 상당히 위압감을 줍니다. 아무래도 변화의 물결 앞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가 어떻게 도태 되어 떨어져 나가는지, 반대로 변태 되어 어떻게 변화 될 수 있는지를 그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시놉시스

도서대여점 '책사랑'을 운영하고 있는 민효석은 시인이다. 하지만, 월세는 밀려 있고 그의 수입은 용돈 벌이 정도 할 요량으로 매주 정기적으로 정육점 사장 오동탁에게 시를 가르쳐 주면서 받는 돈이 전부다. 그의 아내 한소영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동탁에게 일자리를 부탁해 보지만,  시인으로서만 살아 갔던 효석에게는 육체노동은 무리다. 온갖 변명을 다 갖다 붙이면서 그는 일터에서 몇일을 버티지 못한다.

어느 날, 민효석은 오동탁에게 기를 복돋아 주기 위해 등단을 권유한다. "설마 되겠어"라고 시작한 장난은 실제로 오동탁을 등단의 길로 인도하고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민소영은 이를 보면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민효석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가게를 정리하기로 하지만 그가 소지하고 있는 책의 가치가 십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오동탁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효석과 소영을 도와주기 위해 책대여점을 인수하고 북카페로 변화시킨다. 소영과 효석은 이혼을 하고, 소영은  북카페 회장이 된다.

 

등장인물 평

민효석

민효석은 스스로 지식인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무능력한 남자입니다. 돈벌이는 시원찮고, 그렇다고 그가 인기있는 시인인 것도 아닙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야동에 심취해 있고, 그가 젊었을 적 소영과 주고 받은 시는 입에 담기도 민망 할 정도의 적나라한 문구로 써 내려 갔다는 점이죠. 야동이야 대부분의 남자라면 접하는 것이라 이상 할 것도 없지만, 그의 시를 보면서 민효석이 지식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멀다는 점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주변에 해를 끼치거나 질투에 사로 잡혀 거짓을 고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오동탁의 시가 출판 결정 됐다는 것을 그대로 전하고 축하해 줄줄 아는 배포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 1Kg이 100원의 가치 밖에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상주의적(?) 요소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오동탁

오동탁은 민효석과 비교해서는 훨씬 더  현실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천대받는 정육점 사장이지만 월 2,000만원을 벌어들이는 고수입자이기도 합니다. 지식적 가치보다 경제력이 훨씬 더 우위에 놓는 현 실태에서 그는 강자입니다.

그는 스스로 많이 못배운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항상 낮추고 배움에 대한 열의를 숨기지 않습니다. 그는 후에 시집을 내고, 기타 실력도 어느정도 개선된 면을 보여주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기 때문에 사람을 활용 할 줄도 압니다. 한소영을 북카페 회장으로 앉힌 것이나 효석을 통해 시집을 낸 것이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동탁은 시집을 내면서 등단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는 단순히 시집을 내서 지인과 나눌 생각이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까지 오릅니다. 사실 그의 시는 형편없습니다. 그가 성공 할 수 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희소성입니다.  시인이 시를 쓰는게 이상하지 않지만, 정육점 사장이 시를 쓰는건 드문 일이니까요. 이는 실력이 없어도 마케팅의 힘으로 작품 같지 않은 작품도 대중들에게 어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소비자의 기호 변화도 한몫을 하겠죠.

한소영

민효석의 아내 한소영은 이 연극에서 가장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입니다. 적당히 지적이고, 적당히 수입이 있으며 현실적인 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극 중 그녀는 오동탁과 섹스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처음에는 이 장면이 꼭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동물의 세계에서 강한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듯 인간의 세계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번식하기 위해서 강한 수컷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니까요.

지식의 가치

연극에 무대가 되는 책사랑. 그 안에 있는 책들의 가치는 1Kg 100원, 총 십만원의 가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든 얼마에 구입했던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딱 종이의 가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오동탁이 그 책들의 잔존가치를 보존해줘서 그렇지, 안그랬다면 폐품 수준으로 전락 했을겁니다.

하지만, 그 책 중에 하나인 '민중과 지식'의 한 페이지를 한소영은 섹스 후 밑을 딱기위해 사용하는데, 현재 지식의 가치는 밑딱는 수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왜 이리 섬뜩하던지.....

대학로의 현실을 반영?

전 '변태'라는 연극을 보면서 대학로의 현실을 반영하는 느낌을 중간중간에 받았습니다.

브로드웨이 보다 더 많은 극장 수를 자랑하는 대학로에는 매년 수많은 작품들이 올라가고 내려갑니다. 자본력이 든든한 극단에서 올리는 작품들도 있지만, 대부분 영세한 극단에서 올리는 작품들입니다. 이 극단들 중에는 정부의 예술지원 사업 없이는 연극을 지속 할 수 없는 극단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극이 주는 메시지로 대중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지속하겠지만, 대형 작품들 위주로 소비층이 이루어진 국내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분명 있을겁니다.

간혹 예술과 외설 사이를 오가며 올리는 연극도 있을 것이며, 지루하지만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연극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이 찾는 것은 쉬우면서서 재밌는 공연입니다.

그렇다면, 연극계는 기존 방식을 계속 고수해야 할까요? 아니면 대중들 입맛에 맞는 것을 올려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역시 자본이 있어야 합니다. 대중이 그렇게 움직인다면 연극계도 거기에 맞추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결국 연극계도 변태를 하지 않는 한 미래를 보장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러면서 한편으로 씁쓸한 이유는 뭘까요.....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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