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

삼성 컨스피러시, 삼성전자가 위험하다

예전에 아는 지인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회사가 아니다."

 

비록 일부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고 하나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굴지의 회사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회사가 아니라니?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그러나 곧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지적했던 부분은 바로 삼성전자의 지분구조 였던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지분율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0%가 넘습니다. 삼성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극히 일부분으로, 외국인 지분 중에 우호지분이 많다고 하더라도 경영권 방어를 하고 있다는 오히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습니다.

 

삼성 컨시피러시는 이런 지분 구조로 인해 세계굴지의 회사인 삼성전자가 악의적 거대 금융자본 앞에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김진명 작가의 작품답게 흡인력이 있지만 다 읽고 나서는 무언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첫째, 바이로스에 관한 부분입니다. 그가 왜 한국에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지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왜 유독 한국의 두뇌들을 외국회사에 팔아 넘기려고 하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는 단순히 적은 돈을 투자하여 큰 돈을 받고 인재를 팔아 넘기는 인재 사냥꾼에 불가한 것일까요? 그런것 치고는 인재들의 행방을 왜 숨길려고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전 그가 인재 사냥꾼을 넘어 한국의 공학도를 말살하기 위한 배후인 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 특정 회사의 사주를 받아 한국을 기술 속국으로 만들기 위한 음모를 벌이거나 삼성전자로 흘러 들어 갈 인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 등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바이로스는 그런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한국인의 두뇌가 뛰어나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적절히 인재를 활용할 줄 모르기 때문에 중간에 이득을 보는 장사치에 불가합니다. 

 

둘째, 박정희 비자금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한국의 5명의 인재를 데려가기 위해 비자금이 꼭 필요한 것처럼 풀어가다 이 돈을 받아 갈 수 있는 인물이 죽자 비자금 이야기와 5명의 과학자 이야기는 온대간대 없습니다. 5명은 원래부터 필요 없었던 존재 일까요?

 

셋째, 미국정부를 등에 엎은 거대 금융자본이 삼성의 경영권을 장악 하려는 순간 생물 반도체의 공개 이후 바로 꼬리를 내리는 점입니다. 그들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보다는 생물반도체의 개발이 큰 수익을 안겨 줄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기존의 계획을 번복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현 경영진에게 회사를 맡기고 해외 투자업체들은 생물 반도체 개발로 인한 지분가치 상승을 통해 주식차액을 얻는 것이 이익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금융자본이 삼성을 손에 넣는 것이 그들에게 더 이익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면 일부 외국계 기업이 하는 것처럼 앞으로의 일은 모른척하고 이익금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니까요. 어쩌면, 생물 반도체의 기술을 그 전에 다른 곳에 넘길까봐 저자세로 나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정부의 사주를 받은 이들이 한 순간에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왠지 그들 답다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몇가지 실망스런 부분도 있지만 김진명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바로 기술(인재)의 중요성입니다. 삼성 컨스피러시에서 삼성을 위기에서 구해 내는 것이 단 몇명의 공학도 인것처럼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