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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서울발레시어터 <호두까기 인형>


해마다 연말이 되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공연 한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호두까기 인형"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에다 동화적인 색채와 단순한 스토리 라인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부족함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호두까기 인형은 원래 독일의 낭만파 작가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왕"이라는 동화가 원작으로서 프랑스의 극작가 알렉산더 뒤마가 각색한 것입니다. 여기에 안무를 더하고 차이코프스키가 음악을 붙이면서 현재 우리가 아는 발레곡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호두까기 인형은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데, 유명한 것만 해도 총 12가지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국립발레단의 볼쇼이 버전 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의 키로프 버전 등 외국에서 안무된 것이 주로 공연 되고 있지만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제임스 전에 의해 재안무가 되면서 장고, 상고, 한국춤이 등장하는 등 한국적인 색채가 강해지고 드롯셀마이어의 비중이 커진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롤로그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고 있다.

1막 1장
클라라의 부모인 스탈바움 부부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클라라의 집으로 들어간다. 파티 도중 클라라의 대부인 드롯셀마이어가 갑작스럽게 등자하여, 파티에 참석하고 있는 손님들에게 놀라운 마술과 인형들의 멋진 춤을 보여준다. 클라라는 드롯셀마이어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는데 인형을 탐낸 프릿츠와 다투다가 호두까기 인형이 망가진다. 슬퍼하는 클라라를 달래주고 드롯셀마이어는 호두까기 인형을 깜쪽같이 고쳐준다. 어른들이 잠시 다른 방으로 옮겨 차를 마시고있을 때 프릿츠와 개구장이 남자어린이들이 클라라와 클라라의 친구들을 괴롭힌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에 방에서 나와 아이들을 말리고, 모든 손님들은 마지막으로 즐겁게 춤을 춘다. 늦은 시간, 올해도 흥겨운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고 손님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1막 2장
한밤중에 클라라는 호두까기 인형이 보고 싶어 아래층으로 내려온다. 그때 쥐들이 나타나 클라라를 괴롭힌다. 겁에 질린 클라라는 호두까기 인형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바로 그 순간 드롯셀마이어가 나타나 클라라를 구해준다. 드롯셀마이어는 마술로 크리스마스트리를 크게 만들고 호두까기 인형과 병정들은 쥐들과 전쟁을 벌인다. 호두까기 인형과 쥐왕의 결투, 위험에 처한 호두까기 인형을 본 클라라가 신발을 벗어 쥐 왕을 때리고 그 틈을 이용해 호두까기 인형은 쥐 왕을 찔러 쓰러뜨린다. 클라라의 도움으로 병정들이 승리하고 호두까기 인형은 멋진 왕자로 변한다. 드롯셀마이어는 왕자와 클라라를 사탕나라로 초대한다. 사탕나라로 가는 길에 눈의 여왕을 만나고 눈송이들과 춤을 추면서 아름다운 여행을 시작한다.

2막 1장
드롯셀마이어는 클라라를 사탕요정에게 소개하고 사탕요정은 클라라를 위해 멋진 환영식을 준비한다. 초콜릿이 추는 스페인 춤, 장미꽃의 왈츠, 한복을 입은 엄마의 치마 속에소 뛰어나온 아이들의 사탕 춤이 장구, 소고와 어울러져 멋진 한국 춤으로, 그리고 풀피리가 추는 프랑스 춤, 커피가 추는 아라비아 춤, 차가 추는 중국 춤 등 여러 나라의 민속춤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사탕요정고 왕자의 2인무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에필로그
잠에서 깨어난 클라라는 왕자와 함께 했던 특별한 시간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며 행복한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몇달 전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신데렐라"를 너무 어렵게 봤던터라 발레는 다시 보고 싶지 않았지만, 매년 하는 공연에는 어떤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창동열린극장에서 워낙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하고 있었기에 그냥 한번 속는셈치고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창동열린극장에서 하는 공연이기에 무대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무대소품 등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인 김인희 단장님이 직접 무대 앞에 서서 간단한 작품 설명과 함께 발레에서 쓰이는 마임 몇가지를 알려주었는데 공연을 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희 같은 발레 문외한 들은 손짓 하나하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니 그냥 춤을 춘다라고만 생각하지 그것이 하나의 대화라고 생각하기는 힘드니까요.

공연 초반은 그다지 화려하다는 느낌없이 평이하게 진행되지만, 1막 마지막에 나오는 눈꽃송이들이 군무를 하는 장면에서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2부 사탕나라에 등장하는 한복입은 거대한 어머니와 장고와 소고의 등장은 이국적인 발레라는 장르에서 한국적인 장면을 보니 이질적이면서도 꽤 신선하게 다가왔던거 같습니다.

쓰다 보니 생각이 났지만, 한가지 더 인상적이었다라고 느껴졌던 장면은 쥐들과 병정들의 대결이었습니다. 쥐들이 무대에서 갑자기 객석으로 뛰어 들것이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지만, 병정들이 객석에서 부터 등장 할 것이라고도 전혀 상상치 못했습니다. 이와 같은 연출은 주로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기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대중에게 좀더 다가가기 위한 서울발레시어터의 노력이 살짝 엿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호두까기 인형에 사용되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잘 들어보면 우리에게 꽤 익숙한 음악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도 대부분 "어! 이 음악!" 할 정도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광고 배경음악이나 게임등에서 사용된 음악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더욱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두번째로 본 발레 공연 호두까기 인형은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볼만했답니다. 나중에 다시 보게 된다면 다른 버전으로 보고 싶은 욕심이 조금은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