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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서평]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


일부 팬들은 SK 와이번스의 야구를 두고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 "너무 이기는 야구를 추구한다", 또는 "데이타 중심의 야구를 펼쳐 재미가 반감 된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반면 일부 팬들은 이 말을 가지고  "이기는게 재미 있는 야구다", "그건 SK 야구를 제대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반론을 펼치기도 한다.


모든 걸 떠나서 SK 와이번스는 프로야구에서 항상 선두권을 다투는 강팀이다. 최근에는 SK 전력의 70%라는 박경완의 부재와 이따른 주전들의 부상으로 삐걱 거리기는 해도 여전히 강팀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SK 와이번스가 강팀이기는 해도 선수 면면을 따져 보면 의구심이 갈 때가 있다. 딱히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만한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것도 아니고 FA를 통해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유망주들이 넘쳐나는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SK의 경기를 보면 단 한게임도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무엇이 이런 SK를 이런 강팀으로 만들었을까?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쉽'은 이것을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초판 1쇄가 2008년에 발행 된것처럼 그의 이야기는 주로 2007년 와이번스를 정상에 올려 놓은 이야기, 2002년 LG 감독이었을 당시의 이야기와 개인사 이야기 위주로 되어 있다. 우리들이 익히 아는 선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겨 있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웠던 점은 김성근 감독이 자칫 잘못하면 북한 사람으로 살뻔한 스토리였다.

김성근 감독이 가쓰라 고등하교 3학년 무렵에 그의 가족은 북송선 '만경봉 호'를 타기로 모든 수속 절차를 밟아 놓은 상태였다. 그 즈음에 당시 제일동포 야구협회 이사였던 최태황이 제일교포 선수단으로 봉황기 고교야구에 참가하라는 권유를 한다. 김성근 감독은 봉황기 고교야구를 참가하게 되면서 역동성 있는 한국을 다시 보게 되고 가족을 설득하여 북한으로 가려는 계획을 취소한다. 

만약 그런 권유가 없었다면 자칫 김성근 감독을 못볼뻔 했을 것이다.

위와 같은 개인사 이야기 말고도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에서는 그의 야구 철학도 많이 엿볼 수 있다.

훈련에 대한 그의 생각(SK는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이유와 실제로 한국 시리즈에서 어떻게 적용 되었는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등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꽤 많다. 

또한 왜 그가 왜 LG 감독에서 사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고위충과 마찰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김성근 감독의 대한 약간 선입견이 있었으나 그가 어떻게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또한 만약 그가 2002년 이후에도 LG의 수장으로 남아 있었다면 과연 LG가 어떻게 변모 했을까 하는 궁금중이 남는다.
  
정철우 지음/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