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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천년동안도, 재즈의 선율 그리고 파스타


대학로에 위치한 '천년동안도'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즈클럽 가운데 하나입니다. 매일 저녁 유명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재즈 공연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수, 피아니스트, 해외 유명 재즈뮤지션 등이 특별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천년동안도'도 지난 몇년간 몇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3층에 라운지가 생겼고, 정문 아닌 정문도 생겼습니다. 메뉴도 여러번 바뀌었고,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변하지 않은건 아마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건물.

어쨌든, 오랜만에 '천년동안도'를 찾았습니다.

오늘의 라이브 밴드.

개인적으로 '천년동안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쿼텟 위주로 짜여진 국내 재즈계에서 보기 드물게 빅밴드 공연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신관웅 빅밴드'. 하지만 토요일 저녁에만 공연하기 때문에 이 날은 오랜만에 다른 공연을 보겠네요.

주말에는 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지만, 주중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내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간만에 이곳을 찾은 이유는 재즈 공연도 보면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날은 조금 특별한 날이었거든요.

얼마전만 해도 분명 스테이크 종류도 판매했었는데, 식사 메뉴가 아주 간소해 졌습니다. 새우볶음밥, 치즈 돈까스, 그리고 두 종류의 파스타가 선택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입니다.

하기는, '천년동안도'의 메뉴판은 주로 주류(양주, 맥주, 와인. 칵테일)와 안주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양질의 재즈 공연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가격 절대 저렴하지 않습니다. 맥주 한병이 7,000 ~ 10,000원 정도 하고 칵테일도 제일 저렴한 것이 13,000원. 그나마 이것들이 양주나 와인보다는 저렴합니다.

참고로 공연비는 별도로 내야 합니다. 이 공연비도 10년 전에는 음료수 가격에 포함 되어 있었지만 어느 날 부터인가 음료수 가격을 낮추는 대신 공연비를 별도로 받기 시작했고, 작년 같은 경우는 10주년 기념으로 웹회원 들은 쿠폰 지참시 공연비를 면제 받기도 했기 때문에 공연비 관련해서는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는 공연비 주중  5,000원, 주말 8,000원. 단, 안주나 식사를 시키면 공연비가 할인됩니다. 특별공연시에는 특별공연료를 별도로 받습니다.

우리 부부가 주문한 크림 디마레와 새우 볶음밥.

마늘 바게뜨는 일반 타 가게에서 제공하는 바게뜨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크림 디마레는 그릇 크기에 비해 적게 나오는 편이지만 상당히 맛있습니다. 이곳은 파스타 전문점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일반적인 맛일거라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예상밖이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부 느끼한 음식 좋아합니다. 

혹시나 해서 와이프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우리가 배가 고파서 맛있게 느껴지는거 아닐까?"
"아냐. 이게 맛있는거야."

이래서 와이프 검증필.


새우볶음밥은 크림 디마레와는 달리 그릇 한가득 나옵니다. 칵테일 새우가 잔뜩 들어가 있는 이 새우볶음밥은 아주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밥에 양념이 깊에 배이지 않아 중간중간 맨밥 씹는 느낌이 납니다.

그런데 크림 디마레를 먹고 남은 크림소스에 새우볶음밥을 비벼 먹으니 그맛이 일품이더군요.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희 부부 느끼한 음식 좋아합니다.

우리가 식사하고 있는 도중 나온 '류복성 라틴재즈 올스타즈'.

류복성은 재즈 1세대로서 최근에 50주년 기념 앨범을 내놓았을 정도로 재즈계에 오랬동안 몸담으신 분입니다. 일흔이라는 나이를 믿지 못할 정도로 액션 또한 큰 편입니다. 그야말로 노익장 과시.

류복성 라틴재즈 올스타즈의 드러머는 보기 드물게 여성분입니다.

보컬로 나온 김효정. 이분 여타 재즈 컬과는 부르는 방식이 색다릅니다. 노래를 부를 때 기교를 많이 부린다고 할까요? 재즈를 상당히 경쾌하게 부릅니다.

후식으로 나온 커피. 식사를 시키면 후식으로 콜라, 사이다, 커피, 녹차 중 선택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 가격을 명시 안했네요. 식사는 17,000원, 공연료는 할인 받아서 3,000원. 둘이 합쳐서 40,000원 정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흡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흡연자에게는 천국이지만, 담배 냄새를 싫어하시는 분에게는 추천을 피하고 싶군요. 그래도 재즈공연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