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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치클릭닉 관람 후기

음치클리닉은 제목만 보더라도 어느정도 스토리를 예측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보나마나 음치클리닉이 주요 무대일 것이고 주인공은 절대 음치일 것은 분명합니다. 주인공은 이 음치클리닉에서 음치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 할 것이고 막바지에 이르러 음치를 극복하거나 실패하더라도 무언가 감동을 자아 낼 수 있는 에피소드를 완성해 나가겠죠.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 전에는 주인공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음치클리닉에 들어 오는지, 그리고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음치를 극복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강지영 감독은 전작 청담보살에서 사랑은 운명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코메디로 잘 버무려 낸 적이 있습니다. 비록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강지영 감독은 이번 음치클리닉에서도 사랑이야기를 이야기 속에 녹여냈습니다. 바로 첫사랑 때문에 음치클리닉에 등록하는 동주 이야기를 통해서요. 그런데, 이번에는 왠지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상당히 힘이 듭니다.

 

동주의 직업은 성우입니다. 성우라고 해서 목소리 연기만이 전부는 아닌가 봅니다. 간혹 노래도 해야 하는데, 모태 음치인 동주에게 이것만큼 가혹한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장 때려 치우게 되죠.

 

설상가상 동창회에서 친구 보라의 노래에 홀린 첫사랑을 보더니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향했는지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를 솔로로 부르기로 합니다. 이 절대음치가 말이죠. 그렇게 그녀는 빠른 시간안에 음치를 탈출 해야만 합니다.

 

이런 그녀의 순애보적 사랑은 박수를 받아 마땅 할 것 같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조금 답답학 느껴질 뿐입니다. 그녀의 사랑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심을 단 한번도 고백하지 못한 짝사랑에 불가 할 뿐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상대방의 마음은 이미 한 곳으로 향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녀의 음치탈출기는 전혀 눈물겹거나 감동스럽지 않습니다.

 

 

그나마 볼만 한것은 동주역을 맡은 박하선의 앙증맞은 애교스런 모습 정도일까요.

 

신홍은 지저분한 모습을 한것과 달리 음치클리닉의 스타강사입니다. 그는 동주의 모습을 측은하게 느껴졌는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줍니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점점 빠져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빠져 들었는지 전혀 단초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짐작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아마도 감독은 동주의 어머니가 이야기 한 것처럼 사랑은 연탄불처럼 은근히 타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동주의 감정 변화를 구지 설명 할 필요를 못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개연성을 부여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런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떠나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음치클리닉 회원들의 사연입니다. 개개인들의 사연들은 발성투어에서 나오게 되는데, 특히 같은 부모 입장이라 그런지 몰라도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기 위해 음치 탈출을 꿈꾸는 엄마의 이야기는 짠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콘서트 장면에서 그녀의 극복기는 왠지 감동을 자아내게 되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생각은 음치클리닉이라는 소재는 그리 나쁘지 않지만 구성이나 편집이 굉장히 아쉽웠습니다. 개연성없는 동주와 신홍의 사랑에 집중하기 보다는 차라리 음치클리닉 회원들의 애환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끌어나갔다면 감동스런 스토리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