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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에 대한 잡담

 

원래 설국열차는 볼 예정이 없던 영화였습니다. 단순히 꼬리칸에서 앞칸으로 이동하는, 그것도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혁명이 재미 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 개봉 후 부터 평이 상당히 엇갈립니다. 10점 만점을 주는 이가 있으면 반대로 1점이라는 낮은 점수가 난무합니다. 더 재미 있는건 평점에 비해 관객수는 늘어나는 아이러니.....

 

사실 이러한 점이 저를 극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논란의 중심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극장에는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차리가 찼습니다. 이 영화가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설국열차는 기상이변으로 빙하기가 도래한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인류를 태우고 끊임없이 선로를 도는 기차입니다. 처음에 기차가 어떻게 끊임없이 돌 수 있냐도 싶고 자급자족 문제는 어떻게 해결 하나 싶었는데, 월포드라는 기차에 미친 괴짜 덕분이었네요. 일일이 따지고 들어가면 분명 빈틈은 있지만 이건 그냥 설정이니 패스~!

 

 

 

설국열차는 시놉시스에 나와 있듯이 꼬리칸에 있는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켜 엔진칸까지 전진하는 이야기입니다. 전진하면서 나오는 각 칸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았는데, 후에 여러 리뷰를 보니 문명의 발전 고정과 동일 하더군요. 그 이외에 중간중간에 나오는 장면들의 대한 해석에 감탄에 감탄을......

 

지금 부터는 제가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입니다. 그냥 잡담 수준으로 봐주세요!

 

 

 

 

남궁민수는 신인가?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어느 리뷰를 보니 설국열차의 전진은 문명 발달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 딱 들어 맞습니다. 그렇다면 설국열차에서 남궁민수의 존재인걸까요? 인간에게 불을 건내주고 새로운 문명의 문을 열어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딸인 요나가 투시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무리도 아닙니다.

 

남궁민수라는 이상주의자

 

설국열차에서 남궁민수는 특이한 존재입니다. 혁명을 돕고 있지만 그들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돕고 있습니다. 설국열차의 보안시스템을 설계한 자이기에 분명 거기에 걸맞는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을터인데, 감옥에 갇혀 있을 때의 복장을 보면 꼬리칸에 있는 사람들과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죄명은 크로놀 중독 때문이라지만 앞칸에 크로놀 중독을 즐길 수 있는 칸이 앞에 존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실제로 아니  갇힌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는 또한 설국열차에 완전 적응하며 살아가는 다른 이와 달리 밖의 상화을 끊임없이 주시합니다. 그리고 빙하가 점점 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설국열차 밖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 할 수 있다고 믿는 이상주의자임과 동시에 굉장히 위험한 인물입니다. 그가 조금만 현명했다면, 아니 빙하기가 점점 끝나고 있다고 정말로 믿었다면 기회를 더 엿보고 기다렸어야 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커티스에게 지도자를 맡게 하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았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갈 방법도 함께 모색하면서 말이죠. 다행히 두 사람은 살아 남았지만, 그가 만든 크로놀 폭탄 때문에 자칫 전 인류가 멸망 할 뻔했습니다.

 

바퀴벌레가 단백질블록

 

만약 지구에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살아남는 것은 바퀴벌레라는 과학 기사를 어디선가 읽은적이 있던거 같습니다. 그만큼 생명력이 끈질기다는 이야기겠죠. 그런면에서 보면 바퀴벌레을 이용하여 단백질 블록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전 이 장면에서 상당히 감탄을 했어요.

 

파리대왕과 파피용이 연상 되네

 

설국열차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파리대왕 그리고 또다른 하나는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파피용입니다.

 

파리대왕은 소년들이 무인도에 난파되어 머물게 되면서 서로를 정복한다는 내용의 책입니다. 소년들이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점점 사악해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죠.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인간은 교육과 종교를 통해 인간의 사악한 본성을 통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국열차에서는 엔진칸 가까이에 교육칸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칸에서 또한 종교를 상징하는 부활절 달걀을 보여줍니다. 설국열차에서는 영화가 진행 되는 내내 질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교육과 종교)이 바로 통제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의미로 표현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피용은 설국열차와 비슷하게 오염된 지구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설국열차에서는 기차가 파피용에서는 파피용호가 노아의 방주 역할입니다. 마지막에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남는다는 것도 상당히 유사하죠. 물론 둘이 유사한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내용 자체가 유사하지는 않습니다.

 

 

 

커티스의 혁명

 

커디스는 설국열차에서 혁명에 성공하여 꼬리칸에서 엔진룸까지 다 가 본 유일한 인물이 됩니다. 그의 혁명은 분명 꼬리칸에 대한 억압과 핍박 그리고 처음 무임 승차 했을 때 가슴에 담아 두었던 그 끔찍한 기억들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시작했지만 엔진룸에 다다라 월포드와 대화하며 이내 흔들리게 됩니다.

 

혁명은 계획된 것이며 설국열차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적정 객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 커티스는 잠시 충격을 받는듯 했습니다. 아마 17년이나 계획했던 복수가 자신이 믿었던 사람과 복수의 대상과 짜고 맞춘 것이라는데 충격을 안받는 이는 아마 없을겁니다. 

 

여기서 커티스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월포드가 제안한 설국열차 지도자 역할 아니면 남궁민수가 외부로 나 갈 수 있게 성냥을 건내주느냐입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에서 커티스는 자신의 팔을 잃어 가면서 남궁민수에게 성냥을 건내줍니다. 17년이나 혁명을 준비 할 정도로 철두철미했던 그가 갑자기 감상적이 되어 성냥을 건내주다니......

 

그의 혁명도 혹시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에 휘둘려서 시작된건 아닌지.....아니면 혁명은 원래 감정의 폭발에서 일어난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