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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 맛에 농구를 보는구나", 나의 두번째 농구 관전기


야구 시즌이 끝나고 나면 일부 야구 팬들은 타 스포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점점 쌀쌀해지는 계절인 만큼 주로 농구나 배구 같은 실내 스포츠에 눈을 많이 돌리는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직 야구 이외에는 타 스포츠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작년부터 조금씩 이것저것 관심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작년에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 학생체육관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야구시즌 내내 잠실 야구장 아니면 TV를 붙잡고 있던 제가 농구를 보러 간다고 하니 아내의 눈이 "이제는 농구냐"라는 약간은 한심한 듯한 눈초리를 주기는 했지만, 타 스포츠에도 눈이 돌아가는 저를 말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관전했던 농구 경기에 대한 기억은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일단 국내 프로농구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무한데에다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처음 봤던 야구 경기도 재미가 없었던 기억이 있어 다음을 다시 기약했습니다.

올해 드디어 두번째 관전, 10월 29일날 열렸던 서울 삼성 썬더스와 부산 KT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 실내체육관을 찾았습니다.

작년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할만큼 경기는 3쿼터 까지만 해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두팀의 점수차는 10점차 이상으로 계속 유지 되었고, 점수를 좁혀 놓으면 다시 도망가는 등 KT가 일방적으로 경기를 리드했습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4쿼터였습니다. KT가 골밑을 점령하지 못하면서 10점차의 점수가 4쿼터가 끝나 갈 무렵에는 어느덧 2점차로 줄어들었습니다.

남은 시간은 40초 남짓, 경기의 향방은 알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40초 남짓 안될때부터 계속해서 작전 타임이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KT가 점수를 낼 수 있는 순간에 중요한 찬스를 계속해서 날리고, 삼성도 또한 공격 기회를 계속 무산 시키면서 2점차의 점수는 계속해서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막판에 삼성이 공격을 성공 시키면서 점수는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 맛에 농구를 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심장 박동수도 많이 올라가고 엔돌핀이 팍팍 돌더군요.

연장전에 들어서도 양팀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습니다. 1차 연장전이 역시 동점으로 끝이 나고, 2차 연장전도 동점으로 끝이 났습니다. 팀파울이 많아지면서 퇴장 선수도 나오는 등 변수도 많이 지게 되었습니다.

3차 연장전에 가서야 경기는 삼성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삼성의 용병이 퇴장 되어 KT가 유리 할거라 생각 되었는데, 오히려 삼성이 막판에 가서 점수를 벌리면서 승기를 가져 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KT도 쉽게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는데, 단 한번의 슛이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상당히 즐겁게 농구를 보고 나왔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명경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래는 보너스입니다.

농구는 치어리더가 많은 편입니다. 15분씩 4쿼터의 경기가 진행 되는 만큼, 별로 나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사실 나올 기회가 굉장히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