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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 "모티베이터"


조서환은 타고난 20년 넘게 마케팅 분야에서 수많은 히트 브랜드를 만들어낸 탁월한 마케터이다.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어도 "20세 치아를 80세까지"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벌인 2080 치약, "삼퓨와 린스를 하나로"로 많이 알려진 하나로 샴푸, "SHOW를 하라" SHOW 브랜드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통신사 번호이동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모티베이터는 조서환이 마케터로서 성공하기까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특정 브랜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조직을 이끌면서의 그의 철학 등을 엿볼 수 있다. 마케팅에 관련된 책자나 자기 계발서는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특이할 것도 없지만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남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오른손이 없다.

오른손이 없는 그가 국내에서 알아주는 마케터가 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가 얼마나 긍정이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넘치는지 알 수 있으며 조직에서 탁월한 모티베이터는 어떤 사람인가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슴이 짠하게 다가 왔던건 앞에 몇페이지에 있다. 그가 타고난 모티베이터로 지목하는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스물세 살 육군소위 때 부대에서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다. 당시 그에게는 애인이 있었는데, 오른손이 없는 그가 그녀의 행복을 위해 발목 잡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 당신 사랑할 수 없다. 그러니 얼굴 봤으면 이걸로 정리하고 끝내자"라는 거짓말을 한다.

"지금까지는 당신한테 내가 필요 없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지금부터는 당신 곁에 내가 있어야 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말 한마디에 그는 행복감을 느끼고, 어떻게 하든 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독한 마음을 가지고 영문과 편입 시험 준비를 한다.

애인은 그를 간호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이 소문을 들은 그녀의 아버지가 어느 날 병원에 찾아온다. 그녀는 아버지를 끝까지 설득하지만 실패하고 '내 딸로 남을지 아니면 그녀석 아내로 남을지'라는 말에 주저없이 집을 나와 버린다. 그리고 곧 둘을 결혼을 하게 된다. 

이런 그가 그녀를 행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그녀가 그의 삶에 대한 원동력이 된 것은 두말 할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예전에 한 지인이 나에게 이야기 해준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다.

그 당시 내가 미혼이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네가 혼자니까 인생이 전부 너 혼자만의 것일것 같지만, 내가 결혼해 해보니 아내가 있을 때는 내 인생은 절반이 되고, 애가 생기니까 내 인생은 하나도 없고 전부 가족의 것이 되더라. 그런데 가족을 위해 사는 것이 곧 행복이더라. 결혼을 빨리 해라."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 조서환은 KTF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한 번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는 KT와 KTF가 합병이 되면서 전무로 강등이 되고 보직을 받지 못했다. 조직에서 밀려난 그는 무슨 선택을 했을까? 그는 역발상 마케팅으로 이런 사실을 오히려 더 많이 알렸고 이곳저곳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선택하게 된 것이 의료기기 회사인 세라젬헬스앤뷰티 사장이라는 직함이다. 그는 지난 1년동안 오히려 그는 더 바쁘게 보냈고 수입은 2배가 넘었다고 하니 그 자신도 마케팅 대상으로 쓰는 그는 탁월한 마케터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