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전시

뮤지컬 스페셜레터, 유쾌한 군대 이야기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났다면 꼭 가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바로 군대죠. 물론 일부 신의 아들들이 고의로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하기는 하지만, 사지 멀쩡하게 태어났다면 꼭 가야하는 곳입니다.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이런 군대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뮤지컬입니다. 군대 이야기 답게 힘있는 안무가 돋보이고 군대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초코파이 등장이 인상적입니다. 내용도 상당히 재미있고 공연내내 많이 웃을 수 있는 뮤지컬입니다. 

제목 '스페셜레터'에서 알수 있듯이 이 뮤지컬은 편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등병인 이철재(임천석)가 병장 김상호(최연동)의 여자친구 소개에 대한 압박으로 여자를 한명 소개해 주는데, 그게 다름아닌 친구인 김은희(유승현)입니다. 말년병장 김상호는 김은희가 남자인것도 모르고 편지 한통에 설레어 하고 철재의 군생활은 그야말로 피게 됩니다.

한편 김은희는 오순규를 짝사랑하지만 소심하여 고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어느 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순규에게 고백하려 한 순간 입영 통지서를 받아 들게 되고, 고백은 그대로 물건너 가게 됩니다. 

이철재로 부터 받은 편지를 은희는 무시하려 하지만 순규의 도움으로 별보다도 높다는 말년병장 김병장에게 편지를 쓰게 되고, 이러한 펜팔은 점점 전화통화, 면회, 휴가때 만남으로 이어지면서 순규가 대타로 대신 나서게 됩니다. 이렇게 어긋나던 둘의 관계는 끝에 가서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해피엔딩, 은희는 군입대를 하게 됩니다.

뮤지컬 스페셜레터의 매력

뮤지컬 스페셜레터의 매력은 군대를 보내 본 사람이 있거나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스토리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한번 들여다 볼까요?

어리버리한 이등병
군복은 마법의 옷이라고 일컽을 정도로 희안한 옷입니다. 제 아무리 서울대를 나왔거나 나이를 먹어 군입대를 해도 유치원생 수준으로 어리버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대하고 나서도 이 마법은 유효한데, 의사라고 해도 군복을 입고 예비군에 나가면 껄렁껄렁하게 만드는 마법의 옷입니다. 한마디로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옷입니다.

이철재는 27살의 늦은 나이로 입대를 해서 나이 어린 고참들과 군생활을 하기 때문에  더 고생을 하는면도 있지만,  군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완전 고무관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등병 시절은 여러모로 잘 모르는 시기이고, 고참들이 사소한 것 가지고도 갈구기 때문에 긴장의 연속입니다. 당연히 어리버리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초코파이
훈련병 시절과 이등병 시절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은 다름아닌 초코파이였습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제 동기들 대부분이 그랬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뮤지컬에도 초코파이가 많이 등장합니다. 등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중간중간 무대 객석으로 던져줍니다. 그런데 제대하고 나서는 군대에 있을 때의 초코파이 맛이 나지 않더군요.

종교활동
뮤지컬 스페셜 레터에서는 종교 활동 이야기가 잠시 나옵니다. 정확히 종교 활동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디에서 어떤 먹을것을 줬더라라는 이야기죠. 저의 경우 군대에 있을 때 교회를 다녔습니다. 교회에 가면 초코파이를 줬거든요. 그것도 성가대에 있었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성가대에 있으면 초코파이를 하나 더 줬으니까요. 그런데 가끔 배신을 때렸는데, 천주교에서 쭈쭈바를 준다고 하면 그쪽으로, 불교에서 떡을 준다면 잠시 불교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군대에서는 실제로 종교 활동 자체보다 주는 음식이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로 이등병 시절에는 고참들을 잠시 피할 수 있는 휴식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군대스리가
여자가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고, 그보다 더 싫어하는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군대에서의 축구는 K리그와는 전혀 다릅니다. 무조건 이겨야 하고, 지는 날에는 중대나 소대 분위기가 싸할 정도여서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전투체육입니다. 뮤지컬 스페셜레터에는 이런 이야기가 아주 잠시 나오죠.

헤어짐
일병이 되면 편지가 변하고 상병이 되면 헤어진다라는 이야기가 아주 잠시 나옵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군대에 있을 때만 해도 일병때가 되면 편지가 뜸해지다가 일병 말호봉 또는 상병때가 되면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이별 편지를 받고 탈영 시도를 하거나 휴가 나가서 음독 자살 시도를 하는 경우도 봤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남일 같지가 않더라구요.

위에 열거한 것 말고도 고참이 여자 친구를 소개 달라고 한다거나 여자친구에게서 편지 한통을 기다리는 것등은 실제로 군대에 가본 사람이라면 경험 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무대의 일부분은 위와 같이 생겼습니다. 무대는 저 벽돌이 미닫이 문 형태로 되어 있어서 내무반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화장실이 되기도 합니다.

안무는 군인답게 힘이 넘칩니다. 노래를 아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사는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특히 김병장에 관한 노래는 입에 짝짝 달라 붙는 느낌입니다.

 커튼콜 때 김병장이 이런 복장을 하고 객석에 뛰어드니 절대로 놀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