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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뿌리깊은나무, 원작에 밀본이란 없다


최근에 열심히 본방사수하고 있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이 드라마는 원작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아직 6부까지 밖에 방영되지 않아 앞으로의 전개를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내용으로 이를 재미삼아 비교해 보면....

원작에 밀본이란 없다

개국공신 정도전이 만든 비밀결사 밀본. 국왕이 꽃이라면 뿌리는 재상이라 생각하는 그가 만든 비밀결사가 과연 세종에게 어떤 위협이 될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 윤필이 죽으면서 남긴 사자전언으로 보아 학사들의 죽음과 밀본과는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대놓고 원작의 주범인 심종수를 앞에 드러낸 것을 보면 무언가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원작 소설에는 밀본이란 단어 조차 언급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밀본은 오로지 드라마상에만 존재하는 비밀결사다.

밀지냐? 고군통서냐?

드라마에서는 정도전이 쓴 밀지의 원본을 찾고자 밀본이 움직인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세종이 20년 전 저술한 '고군통서'라는 서책과 음모가 맞닿아 있다. 앞으로 이 서책이 드라마에 등장할지 아니면 밀지 위주로 드라마가 전개 될지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듯 하다.

암호를 찾을 수 있는 8명? 

원작에서도 윤필은 죽으면서 사자전언을 남기는데, 이는 무려 11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한자다. 드라마에서는 4개의 활자를 남기는데, 이를 '밀본'이라는 한글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풀 수 있는 8명의 사람은 누구일까?

원작 소설에서 비밀결사는 태극과 오행의 원리와 관련이 있다. 드라마에서도 수, 화 등 살인과 오행과는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유추를 해 볼 수 있다. 오행을 뜻하는 집현전 학사 5명과 태극의 상징인 소이, 세종, 그리고 그밖에 가리온 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예측이다.

소이와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상에서 세종과 소이는 무언가 각별한 듯 하다. 이 둘은 과연 무슨 관계일까? 방에서 가끔 새어 나오는 한글과 관련된 소리를 가지고 추측 하건대, 한글창제와 관련이 깊은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관계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소이가 강채윤을 계속 그리워 하고 있다는 걸 아는 그가 과연 소이를 마음에 품고 있을까?

원작에서 소이와 세종은 역시 가까운 사이이다. 하지만 사랑과는 거리가 먼듯하다. 마지막에 채윤과 소이를 같이 떠나라고 이르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그 둘이 언제 사랑에 빠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단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채윤이 먼저 연정을 품은 것만 알 수 있다.

마방진은 다시 등장 할까?

원작에서 마방진은 수사 진행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도 시절의 세종이 마방진을 즐겨 했던 것은 상왕의 무차별한 살인을 견디지 못해서였기는 했지만, 그걸 떠나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면 인물의 차이는 어떨까?

세종


어렸을 때는 상왕의 기세에 눌려 지내더니, 나이가 들어서는 똥통을 메는 등 완전 털털 괴짜 군왕이다. 이런 것은 원작에는 전혀 없는 내용이다.

강채윤


강채윤은 세종에게 복수 할려는 일념으로 평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 총명한대에다 고강한 무술까지 습득했다. 그런 그는 세종이 살린 첫번째 백성이라는걸 전혀 모르고 있다. 아마 알게 되는 날이 세종에게 충심을 바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 소설에서의 강채윤은 여진족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전장을 누비던 인물. 김종서의 눈에 들어 궁에 보내져 겸사복이 된것은 드라마와 다를바 없지만, 집현전 학사가 죽임을 당한 날 숙직이었단 이유로 수사에 개입하게 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집현전에 몰래 잠입하다 걸려 문초를 당하다, 의금부에 사건을 넘기기 꺼려하던 세종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미끼로 강채윤을 수사관으로 임명한다.

또한 드라마에서 강채윤의 아버지는 반푼이지만, 원작에서는 농사직설을 읽을 정도의 진취적인 노비 출신 농부이다.

소이


실어증을 앓고 있는 미스테리한 소녀. 어린시절 채윤을 오빠처럼 잘 따랐다. 의금부에서 반란이 일어난 밤, 소헌황후의 도움으로 궁궐에 입궐하게 된다. 세종이 가까이 하는 인물로 한글창제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세종이 마음놓고 속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하고, 앞에서 울 정도로 편하게 느끼는 대상인거 같다. 

원작 소설에서도 소이는 실어증을 앓고 있는 소녀로 작약시계 계원 중 한명이다. 말을 못하기 때문에 귀가 밝고 입모양을 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소리문자인 한글 창제에 그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무휼


드라마에서 무휼은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조선제일검 무휼은 원래 상왕이었던 태종이 세종에게 호위로 붙였던 인물. 세종의 손발과 같은 존재다. 앞으로 드라마가 진행 되는 동안에도 그의 충심이 변하지 않을듯.

원작에서의 무휼은 역시 고수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는 다름아닌 내시부 소속. 가리온이 그의 거세를 도왔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의 충심은 역시 하늘을 찔러 마지막 세종이 위기에 빠져을 때 혼자 독박을 쓰는 것 역시 무휼이다.

가리온


반촌의 반인 출신으로 살해된 집현전 학사의 검안을 맡고 있다. 상당한 지식을 겸비한듯한 인물로 상당히 예리하게 시체에서 많은 단서를 유추해 낸다. 

원작에서 그는 원래 의원이 되고 싶었던 인물. 하지만 비천한 노비 신분으로 인하여 반인이 된다. 의술에 능하고 동물을 해부하여 그림을 그리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는 그는 작약 계원 중 한명이다.   

재미삼아 끄적거려 봤지만 앞으로 18부나 남아 있는 이 드라마가 과연 원작을 그대로 따를지, 아니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각색을 계속 할지는 알 수 없다. 

뭐, 제일 중요한건 이 드라마가 재밌다는거..... 그리고 분명 원작소설에 반전이 있듯 드라마에도 분명 반전을 위한 장치를 해두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은근 된다. 혹시 반전이 소설과 전혀 다른 결말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