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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가격비교 사이트, 대체 어떤게 최저가야?


이 포스팅을 쓰기 불과 10분 전만 해도 전 열심히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1시간 30분을 넘게 말이죠. 그런데 정작 살려고 정해 둔 물건은 구매조차 못했습니다.

이유는 바로 점점 미궁속으로 빠지게 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때문입니다.


쇼핑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제 블로그는 화질이 좋은 사진을 올려도 어차피 리사이징 되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좋은 렌즈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번들렌즈를 1년쯤 사용하니 아무래도 슬슬 다른 렌즈가 점점 눈에 들어오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주말을 이용해 과감히 질렀습니다. 탐론 17-50 F2.8 VC 모델로 말이죠. 

오늘 물건을 받아 개봉을 하는 도중 필터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저는 다시 쇼핑에 몰입합니다.

DSLR 셔터만 누를지 알았지 카메라에 대해서 완전 무지한 저는 그냥 kenko uv 필터로 검색합니다. 결과값은 여러가지 나오지만 역시 제일 저렴한 것을 눌렀습니다

최저가 3,960원.

그런데 정작 클릭해서 들어갔더니 옵션 선택란에는 72mm가 없습니다.

다시 5,100원짜리 겐코 MC UV 72mm 눌러 봤습니다.

말이 5,100원이지 옵션을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 가격은 12,600원.

주문을 할까 하다가 내용을 보니 그냥 UV 필터와 MC UV는 또 다른 제품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음..MC UV로 구매하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네이버 지식검색과 어바웃을 이용해서 가격을 조회해 봤더니 최저가는 여전히 5,100원이지만 MC UV 제품은 대략 20,000원선 정도면 구매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조회 하면 할 수록 달라지는 가격. 가격은 높게 나오지만 실제로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18,000원, 16,000원.....나중에는 12,000원선까지 내려 가더군요.

또 하나 알게 된 사실. 한 판매점에서 필리핀산이라고 친절하게 표기해 주셔서 확인해 보니 저렴한 것은 필리핀산 아니면 말레이시아산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원산지를 표기 안한 사이트가 태반이라는 것. 이 사이트들이 또 사기치고 있는 것이 아닌것이 엄연히 제품명은 제대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Kenko digital 아니면 Master가 들어간 제품은 일본에서 제조 된 것이 아닌것으로 보면 됩니다.)

결국 일본산으로 구매 하려다 다시 일일이 조회 하기가 벅차 쇼핑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또다른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몇달 전 단렌즈를 구매 할때 입니다. 가격비교 사이트로 가격을 확인 했을 때 제가 구매 할려고 했던 렌즈의 가격 차이는 판매점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군데 정도가 타 판매점보다 20,000원 정도 싸더군요. 주문전에 재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하라고 되어 있어 전화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답변이 가관입니다.

"디스플레이된 제품이라 20,000원정도 저렴하게 드리는건데 괜찮겠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구매 하려던 단렌즈 정가제품이었습니다. 괜히 가격 확인하느라 제 시간만 소비한셈이었죠.(그 단렌즈 나중에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쎄씨봉 열풍으로 인해 동생에게 기타를 선물로 사줄 때 일입니다.

그때 제가 알아봤던 기타는 입문자용으로 저렴한 제품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가격을 모르니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대략 제품을 선정하고 구매 할려니 큰 인터넷 몰에는 제품들이 품절입니다. 작은 악기점 중 오픈마켓에 등록되어 있는 한 악기점에 주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 주문상태는 변할 줄 모릅니다.

결국 전화를 해서 물어봤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요새 바빠서 인터넷 확인을 못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참을만 했습니다.

"재고가 없어서 다른 제품으로 보내 드릴께요."

이 이야기를 들으니 화가 나더군요. 주문 취소를 했습니다.

재미있는건 악기점 운영하는 사이트에 "재고는 있음"으로 표시 되어 있지만 일일이 전화해보면 물건이 다 없답니다.(관리는 전혀 안하는구만 --;)

나중에는 그냥 돈 더 주고 백화점에서 물건을 주문했습니다. (검색은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일반 사용자가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일일이 여러 홈쇼핑을 찾아 다니는면서 물건값을 비교 하는것 보다 분명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프링글스와 같은 과자류나 모델명을 정확히 아는 전자제품류는 물건을 구매 할 때는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하여 구매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어차피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죠(사실 이것도 물건에 따라 다릅니다). 가격이 어느정도 공개 되어 있는 점도 없지 않아 한몫 할겁니다.

문제는 자주 구매하지 않거나 전문가 또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잘 모르는 제품들을 구매 할 때 발생합니다. 다시 말하면 판매자가 어느정도 우위에 설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그렇다고 비교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에 항의 할 일도 못됩니다. 운영하는 인력이 뻔하고 품목이 많은 마당에 일일이 가격을 조회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겠죠.

결국 판매점들이 양심적으로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판매에 영향이 있을 것이니 그렇게 할지도 만무합니다.(개인적인 생각으로 가격 신뢰도 기능이 있었으며 좋겠습니다.) 

하나 확실한건 이렇게 가격비교가 힘들 경우 장기적으로 가격비교 사이트의 신뢰도는 점점 떨어진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