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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자전 - 생각보다 약한 노출

방자전
감독 김대우 (2010 / 한국)
출연 김주혁, 류승범, 조여정,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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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의 베드신으로 관심을 집중 시켰던 영화 방자전. 저와 제 와이프는 조여정의 노출 수위를 은근 기대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노출수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 와이프의 말에 따르면 노출은 했으나 전혀 에로틱하지는 않았답니다. 그 말의 의미를 물어보니 조여정과 김주혁의 베드신에서 남녀가 서로 이끌려 사랑을 느껴야 하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런것도 같습니다. 분명 과감한 상반신 노출장면은 있으나 무언가 빠져 있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이 영화의 마케팅은 조여정의 노출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영화 자체의 시나리오만 놓고보면 김대우 감독의 영화답게 신선한 편입니다. 단지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이 흠입니다. 예를 들어 이몽룡이 춘향을 절벽에서 미는 장면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으로서 만약 감독의 의도가 이몽룡은 단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춘향을 이용했을 뿐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장면을 넣었으면 모르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나리오를 조금만 더 손질하고 연출에 조금만 신경을 더 썼더라면 분명 좋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 영화입니다.

한국적인 영화

이 영화는 춘향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방자가 화자가 되어서 춘향전에 숨겨진 이야기를 한다고도 할 수도 있고 단순히 춘향전의 진짜 숨겨진 주인공은 방자였다라는 완전히 춘향전을 틀어 놓은 이야기입니다. 알다싶이 이 이야기의 시나리오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음란서생"을 쓴 김대우의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확실하게 김대우 감독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화입니다. 음란서생에서는 음란소설을 쓴 작가는 양반이라는 발칙한 상상에 더해서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했었는데, 춘향전 역시 마찬가지 방식을 취합니다. 사실 조선시대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한국감독만이 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군다나 춘향전이라는 고전을 틀어서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역시 그만큼 춘향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마노인과 월매의 한판 승부
이 영화에서는 두 "선수"가 나옵니다. 순진한 방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마노인과 춘향을 몽룡과 맺어 줄려는 월매. 특히 마노인은 이 영화에서 코믹적인 요소를 더해주는 감초적인 역할을 해줍니다. 그러나 영화의 특성상 상세한 연애 심리에 대한 묘사는 할 수 없기에, 두 사람의 한판 승부를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색다른 인물 해석
이 영화의 재미를 더 하는것은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색다른 해석입니다. 이 영화를 잘 보면 색다른 인물해석 말고도 현대 드라적인 인물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진지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방자. 그런데 단순한 하인은 아닙니다. 바로 후에 하인출신 건달인 화자의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방자는 훈남에 능력도 있어 보입니다. 현대적인 코드로 해석하자면 가난한 출신이지만 능력 있고 사랑에 온몸을  던질 줄 아는 남자. 현대 드라마에서도 이런 인물들이 보통 주인공이죠.


이 영화에서 이몽룡은 연애에 있어 밀고 당기기를 잘하는 고수 중에 한명입니다. 그리고 교활하고 성공을 위해서는 여자도 이용할 줄 아는 남자. 보통 현대 드라마에서는 악역이죠.


마노인과 더불어 코믹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변사또입니다. 어눌한 말투에 무언가 모자란듯한 인물이지만 성적인 부분에서는 자기 주관이 뚜렸한 인물입니다. 거기에 약간 변태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변사또라는 인물이 이 영화의 재미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는 명품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