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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뿌리깊은나무,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점


원래 뿌리깊은 나무와 관련된 포스팅은 더 이상 쓸 예정이 없었지만, 원작의 줄거리와 결말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별도의 포스팅을 한 번 더 올립니다. 

뿌리갚은 나무 원작 줄거리

뿌리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의 일을 그린 추리극 형태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집현전 학사 장성수의 시체가 경복궁내 우물에서 발견 되면서 시작됩니다. 당일 숙직하던 겸사복 강채윤은 이 사건을 맡게 되고, 얼마 안있어 연쇄 살인이 발생합니다. 윤필은 주자소 화재 현장에서 허담은 집현전에서 뒤통수를 쇠몽둥이로 가격 당한채 발견됩니다.

장성수의 손에 남겨진 윤필의 옥단추, 장성수가 죽기 전날 금서를 태웠던 분서로에서 발견된 마방진 , 윤필이 죽으면서 남긴 11자의 활자, 허담의 죽음과 명나라 사신관과의 관계, 이들의 몸에 새겨진 수상한 문신, 오행의 원리가 적용되는 죽음의 순서, 소이라는 여인, 무휼의 수상쩍은 행적 등 단서가 나올 때마다 사건은 점점 미궁속에 빠집니다.

사건도 해결 되기도 전에 경회루 대들보에 정초가 목매여 죽어 있고, 그의 방에서는 지수귀문도라는 수수께끼의 그림을 발견합니다.  또한 가리온의 검안을 통해 그의 죽음이 무휼의 술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의 침낭을 뒤져 보지만 증거는 나오지 않습니다.

강채윤은 격구 시합을 통해 성삼문의 문신을 확인하고, 그가 다섯번째 희생자가 될 것을 직감합니다. 강채윤은 아미산에서 산채로 매장된 성상문을 구해내고 그로 부터 통해 문신의 비밀과 작약시계에 대해 듣게 됩니다. 이 와중에 가리온은 집현전 학사 살인죄로 옥에 갇히게 되고, 그를 구하고자 정별감을 추궁하면서 '고군통서'라는 서책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강채윤은 '고군통서'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전갈을 받고 아미산으로 향하다 덫에 걸려 쓰러지고,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 앞에 있는 소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모든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됩니다.

오행 위에 있는 음양, 이 두사람의 비밀 학사를 계속해서 찾던 강채윤은 그것이 세종과 소이를 뜻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주상이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의 침소를 향해 달려가 세종의 목숨을 노리던 괴한으로 부터 그를 구하게 됩니다.

뿌리깊은 나무 원작 결말

수사를 진행하면서 강채윤은 모든 사건이 '고군통서'라는 서책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서책은 젊은 시절 세종이 억울한 죽임을 당한 심온대감에 대한 마음과 중국과의 사대관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입니다.

심종수는 자신의 탐욕을 위해 '고군통서'를 이용하여 주상인 세종에게 위협을 가하고자 했지만, 책은 이미 명나라 사신단에게 넘어가 버리고 맙니다. 명나라 입장에서 태평치세를 이루고 있는 세종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므로, 이 서책은 명나라가 조선에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 할 수 있는 덧없이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호위무사인 무휼은 그 책의 저자는 자신이라고 밝히며, 모든 것을 세종대신 뒤집어 쓰면서 모든 사건은 일단락 됩니다.

세종은 강채윤과 소이를 궁에서 떠나보내며 마지막 하교를 내립니다. 두권의 서책을 건네주면서 한글반포의 임무를 맡깁니다.

뿌리깊은 나무란?

윤필이 죽기 전 남긴 11개의 활자는 '용비어천가' 2장의 일부입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 좋고 열매 많나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내를 이루어 바다에 가나니.

용비어천가의 2장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있죠.

책에서는 뿌리깊은 나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윤필이 목숨을 버려 지킨 것은 뿌리깊은 나무였다. 장성수, 윤필, 허담, 정초, 장영실, 박연,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목숨을 버려 뿌리깊은 나무를 지켰던 작약시계의 계원 하나하나가 스스로 뿌리깊은 나무들이었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점

시간상의 차이
원작은 한글 반포 전 7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반면, 드라마는 그 이상의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원작은 한글이 이미 창제가 되어 있는 시점에 사건이 발생하는 반면, 드라마는 한글이 창제 과정 중에 있습니다.

밀본의 존재
원작과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를 가르는 것은 바로 밀본의 존재입니다. 원작에는 밀본이란 조직 자체가 없습니다.

작약시계와 천지계원
원작에는 작약시계라는 비밀결사가 드라마에는 천지계원이라는 비밀조직이 존재합니다. 이 두 조직은 세종의 밀명아래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가지에서 차이가 납니다.

첫째로, 작약시계는 조직적으로 움직인 비밀결사라면, 천지계원은 각자 맡고 있는 밀명이 한글창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서로 모르는 점 조직 형태입니다.

둘째, 문신에서 차이가 납니다. 작약계원의 문신은 오행과 관련이 있다면, 천지계원의 문신은 엽전과 닮았습니다. 참고로 엽전은 둥근것이 하늘 네모난 것이 땅을 뜻하는데, 이것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학사의 죽음 순서
원작에는 학사 장성수가 제일 먼저 살해되는 반면, 드라마에서는 세번째로 살해 됩니다. 순서의 차이뿐만 아니라 남기는 힌트와 살인방법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원작에서 제일 먼저 죽은 장성수는 손에는 옥단추를 그리고 분서로에서는 마방진 그림을 남기게 되는데, 드라마에서 제일 먼저 살해되는 허담은 '군나미욕'이라는 글자가 적힌 수수께끼 같은 두루마리와 '비바사론'이라는 책을 남깁니다. 장성수는 물을 뜻하는 궁내 우물인 열상진원에서 사체가 발견 되지만, 허담은 집현전에서 사체가 발견됩니다. 허담을 죽음으로 몬 것은 건익사공이라는 물방울로 사람을 질식사 시키는 술법으로 물(水)과 관련된 점은 원작과 동일합니다.

두번째로 살해 당하는 윤필은 주자소에서 살해 당합니다. 원작에서는 주자소에서 불타 죽은 윤필의 사체가 발견되고, 그에게서 11개의 활자와 고려가요 수집에 관여 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드라마에서 윤필은 윤평에게 주자소로 끌려가 화재로 죽고, '곤구망기'라는 사자전언을 남깁니다. 둘의 죽음에는 역시 불(火)이 관련 되어 있습니다.

원작에서 세번째로 죽는 허담은 쇠몽둥이로 뒤통수를 가격 당한채 집현전에서 그 사체가 발견되는 반면, 드라마에서는 성삼문이 원래 목표였으나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은 장성수입니다. 원작에서 허담의 죽음은 쇠(金)와 명나라 사신관과 관련 되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장성수는 팔사팔어를 연구하는 밀명을 수행하고 있었음을 짐작 할수 있고, 경회루에 실려 오는 것을 보면 그의 죽음은 나무(木)와 관련 있습니다. 원작에서 나무와 관련 되어 살해되는 것은 경회루에 목매여 죽어 있는 네번째 연쇄살인 피해자인 농사직설의 저자 정찬입니다.

세종의 고뇌
원작에서의 세종은 자세하게 묘사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단지, 학사와 나란히 누우라는 명을 하는 것을 통해 털털한 그의 면모를 알 수 있고, 최만리와 같은 사대부들의 음모와 명나라 사신관의 관여를 통해 한글창제와 실용학 위주로 통치를 했던 세종의 어려움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또한 '고군통서'를 통해 그의 장인인 심온대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당시의 마음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는 이러한 원작의 내용을 꽤 디테일하게 풀어 냈습니다. 원작에도 없는 어린 시절의 세종의 모습부터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를 느끼며 고뇌하는 세종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말이죠. 

강채윤과 소이의 러브라인
원작에서 강채윤은 수사과정에서 세종과 소이의 관계를 의심하지만, 둘 사이의 친밀도는 정확히 알 방도가 없습니다. 강채윤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소이를 연모하게 되고, 세종은 소이의 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둘을 궁에서 놓아주게 됩니다.

드라마에서 세종은 소이를 굉장히 아낍니다. 이유는 한글창제 과정에 보여준 그녀의 탁월한 능력과 그녀의 아버지 죽음에 대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강채윤과 소이는 어렸을 적 부터 알던 사이로 서로를 그리워하던 사이입니다. 물론, 소이는 강채윤이 어렸을적 죽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말이죠.

캐릭터 상의 차이


가리온
원작에서 가리온은  작약계원 중에 한명으로 원래 의원이 되고 싶었던 인물이지만, 노비 출신으로으로 인해 반인이 되는 길을 택합니다. 백정으로서의 기술도 뛰어나지만 의술과 검안에도 능합니다. 작약계원 중에 한명으로 한글 창제에 관여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드라마에서 가리온은 역시 백정 출신이지만, 밀본이라는 비밀조직의 수장이기도 합니다. 의술과 검안에 뛰어나지만, 사람 해부는 세종의 어명으로 처음 해보는 듯 합니다. 원작과는 달리 몰락한 양반가문의 자제이며, 한글창제에도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단지 그가 행하는 일이 한글 창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 

이방지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로 한때 정도전의 호위무사. 강채윤의 스승이기도 한 그는 밀본의 살수 윤평도 가르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휼
원작에서의 무휼은 내시부 소속의 호위무사입니다. 그의 거세는 가리온이 행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조선제일검으로 나오지만, 젊은 시절 이방지에게 패한적이 있습니다.

강채윤
원작에서 강채윤은 자신에게 불똥이 튀기는 것을 염려한 정별감의 계략으로 인해 집현전 학사의 살인사건을 맡게 됩니다. 당연히 드라마에서의 강채윤이 세종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살기는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또한 어렸을 때와의 소이와의 관계 역시 없습니다.

소이
원작에서의 소이는 미스테리한 소녀입니다. 마방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한글창제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벙어리인 그녀는 글로써 모든 것을 소통하지만, 소리글인 한글창제와 관여하다 말문을 트게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세종이 상당히 공을 들이며 아끼는 소녀이기도 합니다.

드라마에서 그녀는 천재 소녀입니다.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글 창제에 깊은 관여를 하고 있고, 어린 시절 강채윤과 아는 사이입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그녀는 세종의 최측근 중에 한명입니다.  그녀는 강채윤으로 인해 실어증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윤평
원작에 밀본 자체가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윤평 역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의 무공은 이방지로 부터 배운듯 하지만, 제자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듯 하기도 합니다.

심종수
원작에서의 심종수는 모든 사건의 막판 배후입니다. 드라마에서 그는 집현전 학사이자 밀본의 핵심 조직원 중에 한명입니다. 또한 원작과는 달리 무술에도 능한 인물입니다.

세종
원작에는 세종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습니다. 왜 그가 한글 창제를 결심하게 된것인지, 소이를 왜 아끼는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드라마에서는 털털한 그의 면모와 함께 왜 그가 한글을 창제하게 된 경위까지 나옵니다. 또한 왜 소이에게 그렇게 공을 들이는지에 대한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