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은 100억의 제작비를 들인 한국형 블록버스터 답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툭하면 자동차가 뒤집어 지고 건물은 폭발하며,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는 구경 할 수 없었던 스피디한 오토바이 액션은 눈을 즐겁게 합니다. 그리고 작정하고 오락성을 추구했는지 중간중간에 터지는 유머코드는 재미를 배가 시킵니다.
한마디로 오락성 측면만 생각한다면 분명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클라이맥스 부분이 다소 느슨하게 흐르고, 스토리의 개연성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잘 나가는 걸 그룹이라고 해도 그 긴박한 상황에서 출연을 강행하는 모습이나(책임감이 강한건지도 모르지만) 헬맷을 잠깐 벗는 장면에서 충분히 집어 던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만 헬맷을 그냥 바꿔 쓰는 장면에서는 고개가 절로 갸웃 거려 집니다.
또한 영화 '퀵'은 일반적인 액션이 많이 추구하는 '권선징악'의 스토리는 더더욱이 아닙니다. 주인공이 과거에 저지른 장면을 생각하면 누가 진짜 악당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이 영화는 패러디 영화인가?
영화는 보는 내내 어디에서 많이 본듯한 장면들이 연이어 나옵니다.
먼저 이민기와 강예원은 영화 '해운대'에서는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사이였지만, 여기에서는 이루어진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역시 해운대에 등장했던 김인권도 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해운대'에 등장했던 인물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 김인권이 컨테이너를 피하는 비슷한 장면도 진화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다이하드3와 왠지 비슷합니다.폭탄을 배달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전화를 이용하여 주인공을 여러곳으로 이동시키는 점, 전에 주인공과 원한이 얽혀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악당이 벌이는 일이 결국 돈이랑 얽혀 있다는 점 등이죠.
어떻게 보면 버스를 타고 도시에서 무한 폭주하는 영화 '스피드'와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열차 신에서는 '언더시즈2'가 생각 나는 등 여러 영화가 짬뽕 된 듯한 모양새입니다. 유명한 매트릭스의 장면이나 해운대에서의 컨테이너 장면 등을 생각하면 이러한 요소들은 다분 의도적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장면들 하나하나 다른 영화와 비교해 가면서 보는 것도 나름 큰 재미였습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 상처 입으면서도 열연하는 스턴트맨들을 보면, 멋진 액션 장면을 만드느라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스턴트맨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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