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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wins

[관전평] 9월 17일 SK:LG - 두 감독의 지략 싸움


9월 17일 기준 2위와의 게임차가 단 두게임으로 좁혀져 1승이 간절했던 SK와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건너 갔지만 역시 리빌딩과 다양한 전술 시험 차원에서 1승이 아쉬웠던 두 팀의 격돌은 접전이 되면서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 주었습니다.

SK 카도쿠라는 1이닝 동안 33개의 투구수와 5피안타 1삼진 2볼넷 3실점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으며 결국 2회초에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아 내지 못하고 조기 강판 되었습니다. LG 박현준은 97개의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올시즌 최다인 97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4실점을 하면서 승수를 챙기지 못했지만 작뱅 이병규의 실책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호투 했습니다. 또한 벤치에 앉아 있을 때 힘들어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안스럽기도 했습니다.



SK는 안타 5개와 볼넷 4개를 가지고 5득점을 한 반면 LG는 안타 12개와 볼넷 9개를 얻고서도 4득점에 그치는 등 올시즌 내내 보여주었던 전형적인 비효율적인 야구를 했습니다. 더군다나 LG는 네번의 만루찬스에서 세번의 찬스는 그냥 무산시키고 한번은 홈스틸을 통해 단 1득점을 하는 등 잔루상황을 많이 만들어 내었습니다. SK에서는 김재현이 3번에 배치 되면서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하는 등 LG를 내내 고전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재현의 솔로 홈런은 오늘 경기에서 유일한 홈런이기도 했습니다.

8회말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던 두팀은 SK가 9회초 1득점에 성공하면서 5:4로 LG가 1점차 패배를 하게 됩니다.


박경완의 투수 리드

오늘 경기 중 유심히 지켜본 것 중에 하나는 박경완의 투수 리드였습니다. 특히 박용택을 상대 할 때 투수 리드를 유심히 지켜 보았는데 확실히 노련하기는 노련하더군요. 몸쪽 공 승부를 하면서도 마지막 유인구는 낮은 볼을 승부하는 등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왜 박경완이 SK 전력의 70%라는 이야기를 듣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네번의 만루상황에서 제대도 된 득점 루트를 가동하지 못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박경완에게 철정하게 당한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더군다나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때려 낼 줄 아는 타자이기도 합니다. 오늘결승타의 주인공 역시 박경완이었습니다.

작뱅 이병규의 수비 실책

5회초 박경완이 볼넷 후속타자 정근우의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되는 등 박현준에게 위기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2루 주자 박경완을 3루에서 터치아웃 시키면서 위기를 넘기는 듯 했으나 결정적인 실수는 좌익수 이병규에게 나왔습니다. 이병규가 김재현의 타구를 잡으면서 아웃카운트를 두개로 늘리는 듯 했으나 이 공이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2실점을 하게 됩니다. 만약 이 공이 잡혔으면 오늘 경기는 LG에게 유리하게 돌아갔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지만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두 감독의 지략싸움

8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박용택은 도루와 이택근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하게 됩니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점수가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병규 타석에서 김성근 감독님은 투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둡니다. 김태훈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투수,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싸움입니다. 그러나 이에 박종훈 감독님은 타자를 이병규에서 정성훈으로 교체를 합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김성근 감독님은 바로 투수를 정대현으로 교체하고 이에 맞서 박종훈 감독님은 김준호로 타자를 교체합니다.

다시 말하면 좌투수에게는 우타자를 좌투수에게는 우타자를 두는 등 단 1점을 뽑기 위한 박종훈 감독님과 단 1실점도 허용 하지 않을려는 양 감독님의 좌우 놀이는 상당히 볼만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LG는 이 상황에서 단 1득점도 하지 못하면서 SK 김성근 감독님이 8회말 싸움에서는 이겼습니다.

마치며

LG는 올시즌 보기 힘들었던 홈스틸 등의 베이스 러닝, 수비에서의 유기적인 연계 등 여러가지를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내년도에는 어떤 플레이를 할 지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경기였습니다. 단 투수력을 보강하지 않는 한 내년도에도 가을잔치는 여전히 멀어보기이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