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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지구익에 도전하는 청년 이야기,<클릭 클릭! 클릭으로 세상을 바꾸다>



책을 받아 봤을 때의 첫 느낌은 이랬다.

'책 두께도 얇고 글씨는 큰것이 정말 12,000원 짜리 맞어?"

그런데 전날 회식 자리가 있어 새벽에 늦게 들어온 와이프가 식탁에 올려 놓은 이 책을 언제 읽었는지, 내가 낮잠을 즐기고 있는 사이에 전화 한통을 했다.

"내가 책 읽은 부분까지 표시 해놨으니까 그 부분 건드리지 말어. 그리고 그 책 재밌더라."

생각해 보니 내 와이프는 그림이나 사진이 많고 글씨 크면서도 얇은 책을 선호한다는걸 잠시 잊고 있었다. 말은 항상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지만, 책 읽는걸 거의 못본 나로서는 와이프의 "재밌다"라는 말이 신기하게 느껴져 예정보다 일찍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영향을 주고 받는 사람들

이 책을 쓴 저자이자 유니티이드의 피플의 설립자인 세키다 겐지는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이 변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교환학생 자격으로 중국 유학 중에 만난 프랑스 친구 덕에 와인과 인연을 맺게 되는 것이 첫번째이다. 이 일을 계기로 와인 업종에 몸담고자 한 저자는 와인에 관련된 일만 하고자 한 그 고집으로 인해 번번히 취업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게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 혈기를 받아준 기업에 입사하게 된다. 하지만 정육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와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만무한일. 결국 과감히 퇴사를 하게 된다.

두번째로 저자에게 영향을 준 인물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만난 한 소년이다. 그 소년에게 아무 생각없이 물어본 "너의 꿈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돌아온 예상밖의 답변에 저자는 강한 인상을 받게 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겪게 된다. 그 답변은 "내 꿈은 폭탄 개발자가 되어서 가능한 한 많은 적을 죽이는 거예요."라는 전혀 아이답지 않은 꿈이었던 것이다.

사실 팔레스타인 한 지구에서 소년을 만나게 되는 과정도 세네다 겐지의 의지였다기 보다는, 캐나다인 여행자와 일본인 자원봉사자에 의해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니 알게 모르게 이 사람들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 외에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기업을 운영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느낌과 도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한 사람이 또 다른 한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엿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저자인 세네가 겐지의 인생은 가자 지구에서 만난 한 소년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외 만남 역시 중요한 포인트가 된 것 같이 난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도 별변 다르지 않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 친구나 지인 또는 책 한권으로 인해 인생의 큰 변화를 겪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할 수 있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러한 일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과의 만남(책도 사람이 쓴다)에 있다. 우리는 은둔 생활을 하지 않는 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있고, 그 사람들에게게 영향을 주고 있거나 아니면 받고 있다. 이러한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이러한 영향은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줄때도, 때로는 상처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한 소년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느 작가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살면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영향을 줬다면 내 인생은 이미 성공한 삶이다' 

아마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였던거 같다.

클릭으로 바꾸는 세상

세키다 겐지의 사업 모델은 지극히 단순하다. '이고코로' 사이트를 통해 쇼핑을 하거나 스폰서가 지원하는 사이트를 방문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 적립한 포인트를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NGO에 기부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용자가 별도로 돈을 들이는 것은 없다.

특정 사이트를 경유하여 쇼핑을 하면 포인트나 적립금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은 이미 여러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적용 되어 있다.  다만 '이고코로'가 타 사이트와 다른 것이 있다면 사용자에게 포인트나 적립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만을 위해 사용 할 수 있는 적립금을 제공 한다는 것이다.

세가다 겐지가 원하는 세상은 전쟁, 분쟁, 기아, 빈곤이 없는 세계, 서로 빼앗는 것이 아닌 서로 행복을 나누는 세상이다. 그것을 위해 사용자가 '클릭'만으로 참여 할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을 만든것이다.

저자인 세가다 겐지는 이것만으로 부족한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사람들이 행동 할 수 있는 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앎이고, 알게 된다고 해서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것도 아닌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계기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와 그가 다른 것

세가다 겐지와 내가 다른 것은 무엇일까? 그는 그의 꿈을 위해 행동으로 옮겼고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직 많은 삶을 산것은 아니지만 한살 한살 먹으면서 나눔에 대해서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 기부는 돈이 어떻게 사용 되는지 알지를 못해 선호하지는 않아서 자원봉사나 재능 기부를 알아본적이 있다. 그러나 단 한번도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아마도 세가다 겐지가 이야기 하는것처럼 난 아직 행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나지 못한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잊고 지냈던 나눔에 대한 부분을 다시 일깨우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