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사님 형사법'은 21세기형 신개념 하이브리드 코믹 버라이어티 수사쇼를 표방한 작품입니다. '거듭되는 반전과 웃음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놀랄만한 반전은 마지막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예측 가능한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제목 때문입니다. '이형사님 수사법'이라는 제목 자체를 조금만 생각한다면 이미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 될지 대충 가늠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전 많이 웃을 수 있는 연극을 기대했기에 약간은 실망도 했답니다. 중간중간에 웃음코드가 담겨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고, 오히려 너무 과한 오버연기에 웃음코드가 묻혔습니다. 또한 이 연극에 너무 많은 사회 풍자를 담을려고 한것이 전체적인 스토리의 짜임새를 망가뜨리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강남경찰서 강력 1반은 '세곡동 텃밭 교살사건'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용의자인 오씨가 잡히자 마자 바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해버리고 만것입니다. 강력 1반은 그의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황당한 수사법을 진행하는데, 이 수사법을 통해 그의 범행동기 뿐만 아니라 그동안 벌어졌던 연쇄 살인범이 누군지도 밝혀내는 쾌거를 이루어냅니다.
이 연극에서는 황당한 수사 진행을 통해 강력한 사회성 메시지를 던집니다. 빈부격차, 청년실업, 외모 지상주의 등을 살짝 건드리는가 하면 오씨의 수사를 통해 우리가 '키높이 깔창'이라는 것을 사용하면서 우리의 키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너무 신경쓰며 살고 있으며, 우리 키 이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오히려 사람들을 내려다 보며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비꼬고 있습니다.
범행자 오씨는 세곡동 비닐하우스에서 은거하는 음유시인입니다. 그는 이런 삶을 살면서도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신경쓰고 살고 있습니다. 그가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서 시를 읆으면 그의 친구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고민하는가 하면 자신보다 큰 키를 가진 사람이 자신을 내려다 보는 것 역시 견디지 못합니다. 하지만 청계천 광장에서 그가 아는 사람을 만날 확율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을 알아 볼 확율 역시 적습니다. 설사 청계천 광장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 중 95%는 자신에 대한 생각이라고 하죠. 나머지 5%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타인의 대한 생각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변화를 알리도 없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나를 보아 주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럴까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우리는 많은 편견을 바라보면 딴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단순한 예로 외모를 보고 이런 사람일꺼라는 너무 쉬운 생각을 하고 있죠. 그 사람의 내면을 보기 보다는 겉으로 포장된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의 인격을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있는건 아닐까요?
어쨌든 '이형사님 수사법'은 조금만 다듬으면 괜찮은 블랙 코메디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한편의 연극에 너무 많은 것을 담을려고 한것이 오히려 지루함을 느끼게 했던거 같아 개인적으로는 큰 점수를 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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