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파이프 오르간 크기가 상대히 클텐데 어떻게 악기를 설치하지?'. 물론 나중에 가서야 이건 쓸때 없는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어쩌면 무식함을 드러냈다고 하는게 더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김희성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는 이벤트에 당첨 되어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벤트에 당첨 되지 않았다면 평생 가보지 않았을 연주회였을겁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생소하고,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악기라는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했습니다.
김희성씨는 파이프 오르가니스트로서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중이랍니다. 남편분도 교수라고 하네요.
세종문화회관에는 여러번 왔었지만, 주의 깊게 보지 않아서 그런지 한쪽 벽면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 되어 있는지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 되어 있는 파이프 오르간은 동양 최대의 규모로서 8,099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네요. 당시 국무 총리였던 김종필씨의 지시로 '일본 NHK보다 큰 파이프 오르간' 컨셉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 파이프 오르간은 당시 6억(현재 가치로 30억)정도 비용이 들었다고 하죠. 홀 중앙이 아닌 한쪽 벽면에 설치 된 이유도 원래 홀 설계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이 파이프 오르간의 무게는 무려 45t으로 설치 이후 조율에만 5개월이 소요 됐다고 합니다. 세종문화회관 자료를 찾아보니 설치 시 동원인원이 4,000명(독일 1,400명 포함)이라는데 대체 어떻게 계산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간단한 공연 감상평을 시작하겠습니다.
김희성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 되었습니다. 1부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로만 구성 되었고 2부는 동물의 사육제 음악과 현대무용을 접목 시켜 진행 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아무래도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듣는 와중에 살짝 잠이 들뻔했습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듣다보니 조금은 파이프 오르간의 매력을 알겠더군요. 특히 2번째 연주곡인 바하의 'Sonata in E flat major No.1'은 상당히 듣기 좋았습니다. 큰 피리 같이 생긴 파이프에서 여러가지 음색이 나는데, 이것이 어울러지면서 관악기로만 이루어진 오케스트라 분위기가 조금 났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이 신기한 것이 건반도 상당히 많지만 발이 위치한 부분에도 상당히 많은 페달이 달려 있어, 손뿐만 아니라 발도 쉴새 없이 왔다 갔다 해야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김희성씨가 연주 할 때 건반이 약간 늦거나 음이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극히 일부분이었지만요.
2부에서 파이프 오르간으로 연주한 '동물의 사육제'는 경쾌하고 듣기에도 편했으나, 중년의 삶을 쓴 스토리와 현대 무용은 이해하기가 상당히 난해 했습니다.
부부 한줄평
아내 : 귀에 조금 익술해질만하니까 끝났네....
나 : '해설이 있는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
나 : '해설이 있는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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