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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2인극 페스티벌, 덤웨이터 & 이야기 심청


제11회 2인극 페스티벌 참여 작품 중 정미소에서 공연하는 덤웨이터와 이야기 심청을 보고 왔습니다. 참고로 제11회 2인극 페스티벌은 11월 2일 부터 27일 까지 열리며, 2개팀으로 나눠 연우소극장과 정미소에서 공연중에 있습니다.


덤웨이터

벤과 거스는 조그마한 방에서 조직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그들의 대화와 행동은 부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의미없는 행동들이 계속됩니다.

덤웨이터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해롤드 핀터의 1957년 작품입니다. 그는 '대머리 여가수'로 유명한 이오네스크와 더불어 부조리극 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전에도 부조리극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대머리 여가수'에 대한 포스팅을 쓰면서 이미 언급했지만, 부조리극은 현실에 있는 부조리함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지만 그 특정상황을 유도 해 낼뿐 극을 통해 어떠한 해결책, 암시, 충고 등을 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덤웨이터는 부조리극답게 이해 할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적으로 발생합니다. 뜬금없이 주문서가 내려오고 그들은 그 주문서를 이행하기 위해 그들의 모든 먹거리들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거스는 많은 것에 의문을 가지고 수많은 질문을 하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얻게 되는 것은 죽음입니다.

왠지 연극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건, 우리가 일상에서 의미없는 행동과 대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인터미션 때 친구는 "직장인 들이 그렇지"하고 내뱉었지만, 꼭 직장인들만 그런것은 아니겠죠.

해롤드 핀터가 이 이야기를 쓰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유태인이라는 점과 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겪은 세대라는 것을 감안 할 때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 심청

만담꾼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진행하는 이야기 심청은 앞서 본 '덤 웨이터'보다는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심청전에 별주부 이야기를 포함시켜 재미를 더 했고, 익살맞은 표현들과 장고와 꾕과리가 등장하는 등  한국 정서에 딱 맞는다고 할까요. 더군다나 효라는 것은 윗분들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치기까지 합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심봉사는 자신의 눈을 뜨기 위해 딸을 팔아 먹은 것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본 '덤웨이터'에서 너무 몰입해서 일까요. 크게 집중해서 보기는 좀 힘들더군요.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