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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파파, 영화정보 프로그램이 스포일러


난 개인적으로 '출발 비디오 여행'류의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편이다. 코멘터리가 가미된 영상본은 재미도 있을 뿐더러, 개봉중이거나 개봉  예정 영화중 볼 영화를 추리게 도와주는 중요한 정보 제공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 '파파'의 경우가 그렇다.

영화 '파파'는 한국 가요계의 마이다스 손이었던 전직 매니저 춘섭이 도망간 톱스타 밀라를 찾아 애틀란타에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춘섭은 비자 만료 기간이 가까워 지면서 위장결혼을 택하지만, 결혼 상대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면서 뜻하지 않게 6남매와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춘섭은 도망간 밀라를 찾지만 임신한 상태라 절망을 하게 되고, 대신 교회에서 노래 부르는 준을 보면서 희망의 빛을 보게 된다. 그녀를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 시키고, 이 과정에서 가족애를 느낀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다.

놀랍게도 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의 절반 이상이 영화 정보 프로그램의 줄거리를 봤다면 이미 본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간을 측정해 봤더니 무려 50분 가까운 분량이다. 나머지 절반의 이야기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거나 고아라의 개인기로 가득차 있다.
 
관객이 전반적인 줄거리와 영상을 TV를 통해 보고 결말만을 확인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나의 경우 결말을 확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물론 100% 재미 없거나 막장인 영화는 없듯이 이 영화에서도 소소한 재미는 느낄 수 있다. 다국적 조연들이 주는 소소한 재미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아라의 또다른 면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아라는 SM에서 가수로 데뷔할 뻔했다는 이야기가 허언이 아닌듯 춤과 노래가 빛났다. 다만 더빙이 잘못 됐는지 노래와 입모양이 맞지 않는 것은 옥의 티다.

마지막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하나 숨겨져 있었는데, 다름아닌 로지와 관련이 있다. 이걸 보면서 느낀 것은 역시 아이들에게는 빈말이라도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