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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기아차 노조는 IMF를 잊었는가?


IMF의 중심에는 기아차 부도가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기아차 부도 사태를 제대로 해결 못한 정부에 신뢰를 못한 해외 금융사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더욱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던기아차 부도사태. 물론 기아차 부도 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 기폭제가 되었던 것 중에 하나는 확실히 기아차 부도 사태였다.

차만 만드는 단일 기업이었기에 기술 경쟁력은 인정하고 있었으나 당시 기아차는 프라이드 이후에 경쟁력 있는 후속 차종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 데이터는 전부 내 기억력에 의존한 이야기이다.  그래도 확실하게 기억 하는 것 하나는 당시에 우스개 소리로 "기아는 프라이드로 돈 벌어서 다른 곳에 돈을 쏟아 붓는다"는 이야기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한다.

이랬던 기아가 현대차로 합병 된 이후 이제서야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외국인 디자이너 출신의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패밀리 룩을 도입하고 디자인에 여러모로 신경을 쓰더니 확실히 현대와는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주는데에 성공한 것이다. 소울, 소렌토R, K5. K7이라는 라인업을 가지고 이제 와서는 현대차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

한 때 부도가 나서 다른 회사에 흡수 되었던 회사가 잘 나가나 싶더니 노조가 발을 잡는 모양새다. 주문이 밀려 있는 상태에서 특근을 거부하는 이유가 노조 전임자 문제라고 하는데, 대체 무슨 회사에 노조 전임자가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무려 180이 넘는다.

노조전임자 문제가 회사 내부 사정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예약을 해둔 소비자는 무엇인가? 노조 입장에서는 좋은 볼모 일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볼모로 잡혀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결국 노조측이 이번에도 원하는 바를 가져 갈 것이다.

예전에 포춘지를 자주 읽을 기회가 있었다. 포춘은 해마다 글로벌 500대 기업을 발표 하는데, 이 때 1위를 놓치지 않던 기업이 제네랄 모터스, 즉 GM이었다. 지금이야 GM 대우 덕에 GM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당시에는 국산차만 넘차나던 국내에서 GM 차를 많이 구경 할 수 있었던 곳은 미군부대 이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 GM이 지금은 해마다 많은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시장 상황에 제대로 대응 못하는 GM 경영층의 문제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강경한 노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  감량 경영을 할려고 해도 강경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는 경영층과 퇴직한 직원에게조차 연금이 지급 될 정도니  내실을 다질래야 다질 수가 없는 상황까지 갔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기아차에게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이야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문제가 없겠지만, 진짜 문제는 수입차  개방 이후다. AS 문제와 아직은 가격 부담 때문에 구매를 꺼려 할 뿐이지 가격이 저렴해지고 국내에 광범위한 AS망을 구축한다면 수입차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 문제 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국내 소비자의 대다수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파업 때문에 굉장히 식상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본인도 현대차를 소유하고 있지만, 이것은 현재 별 대안이 없기 때문에 구매한 것이지, 가까운  미래에 선택폭이 넓어진다면 내가 그때도 국산차를 구매할지는 모르겠다. 이미 소비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면서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에는 이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분들이여 당장 앞만 생각하지 말고, 회사와 고객도 한 번 생각해보자. 지금은 잘 나간다지만, 먼 미래에 회사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에도 애국심에 호소 하고 국가가 나서야 하는가?  IMF에도 그대들 때문에 고생했는데 지금까지 왜 고생시키려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