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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이파니는 미끼다.


고객의 항의가 쇄도 한다는 등 여러가지 논란이 일었던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극 보는 내내 참 많이 웃고 왔습니다. 그리고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의 매력에 대해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연극을 보러 가기전 저희 부부 사이에는 이런 대화가 오갔었습니다.

와이프 : 유부남이 무슨 야한 연극이냐?

나 : 유부남이 야한 연극을 못 볼 이유가 있나? 난 얼마나 야한지 확인하고 싶다구~~

결국 혼자보러 가겠다는 저의 말에 백기를 든 와이프와 부부동반으로 다녀 왔습니다.


조그마한 무대를 잘 활용하다.


지금은 한성아트홀이지만 예전에는 인켈아트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성아트홀이라는 이름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좌석은 약 200석 규모로서 뒷자리에서 연극을 봐도 무난할 정도로 크기는 아담한 편입니다. 처음에 무대를 봤을 때 소파 하나만 보이기에 무대 소품은 저게 하나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무대는 커튼 안쪽에 비밀이 있답니다. 내용에 따라 적절히 변하는 무대는 조그마한 장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며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치고는 무대장치에 신경을 많이 쓴 편입니다.

배우들의 열연

배우들은 역시 연기를 참 잘하더군요. 특히 은교수역을 맡았던 김우경씨의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다른 배우들 역시 호연을 펼치면서 감초같은 역할 들을 잘 해 주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파니였습니다. 이파니는 전문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넘어 갈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목소리가 조금 작아 알아 듣기 힘든것이 흠이었습니다. 또한 야한 대사로 이루어진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이 아니라 립싱크로 한 것은 조금 적절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그 이외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는 부분이나 몇장면에서는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오늘의 캐스팅 배우들 대부분 개성이 있었으나,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는 은교수역의 김우경이었습니다. 굉장히 천덕스럽게 연기를 잘 하더군요. 그래서 나오기 전에 재미있게 잘 봤다고 인사를 하고 악수도 하고 나왔답니다.

이파니는 미끼였다.


이 연극의 논란은 야한 대사와 파격적인 노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그렇게 야한 편은 아닙니다. 이파니가 아닌 다른 배우의 상반신 노출과 이파니의 대사중 노골적인 노래 가사가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고 어느정도 나이가 있다면 그렇게 야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파니에 관련된 논란은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하기 위한 미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부부 한줄평

남편 : 생각보다 야하지 않다. 한편의 에로 코메디를 보고 나온 느낌.
아내 : 노이즈 마케팅에 속은 느낌..남편한테 속은 느낌... 야한것 좀 보는가 했드만...

결론은 전 재미있게 봤지만, 아내는 재미가 없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