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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연극 <바이올렛>


요새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볼수 있습니다. 그만큼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많이 변화 되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도 되겠지요. 최근 대학로에도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연극 한편이 공연중에 있습니다. 그것도 안방 드라마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게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레즈비언'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연극을 보는 동안 대략난감한 상황이 한가지 발생했습니다. 어느 방송사에서 어떤 내용을 위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연극을 보는 중간중간에 촬영을 하더군요. 특히 베드신이 나올때마다 캠코더를 관객석에 들이대는 느낌이 계속 드는데, 이거 정말 대략난감하더군요. 

실화와 연극의 차이

연극 <바이올렛>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입니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했기 때문에 실화와는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그 차이를 한번 볼까요?

실화
결혼을 한달 앞둔 한 남자분은 애인과 혼전동거를 시작했고, 어느날 애인의 여자친구가 집에 찾아오게 되면서 세명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애인의 친구는 직장을 구한다는 이유로 장기간 머몰게 된것이었는데, 어느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남자분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애인과 애인의 친구의 성행위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나서 몇일 후 여자친구의 애인이 탄 독극물을 마시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하고 다행히도 생사고비는 넘기게 됩니다. 

연극
남자친구인 지만과 동거하고 있는 유리에게 고등학교 친구인소원이 찾아오게 되면서 이 세명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유리는 소원이 직장을 구하는대로 나가기를 바라고 그냥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반면, 소원은 유리가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소원은 지만 때문에 유리가 변했다고 생각하고 지만을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유리는 남자친구인 지만이 소원을 범할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지만은 소원때문에 모든 것이 어긋났다고 생각하며 소원의 목을 조르고, 이에 우발적으로 유리는 지만을 칼로 찌르게 됩니다. 모든것이 두려운 상황. 이 순간에 초인종이 울리면서 모든 막은 내리게 됩니다.

연기력

이 연극에는  세명의 배우가 출연합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것은 주로 소원과 유리이고 지만역의 강신우씨는 배우가 아니라 모델 출신이기 때문에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어떤분이라고 쓰기에는 상대방에게 실례가 될수 있기에 그냥 역이나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한분은 연극 발성이 되는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분노를 표출하는 감정 및 표정 연기가 되었는데, 다른 한분은 얼굴 표정변화가 거의 없고 가끔 국어책을 읽어 내는 느낌의 대사 처리는 보는 내내 심기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만약에 이분의 표정연기(특히 표독스러워야 하는 장면)와 대사처리가 제대로 되었다면 그나마 꽤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듭니다. 물론 이것 외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여기저기 보였습니다.

베드신

이 연극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다름아닌 연극속에 나오는 베드신 때문입니다. 지만과 유리, 지만과 소원, 유리와 소원, 이렇게 총 세번의 베드신이 나옵니다.

이들의 노출은 속옷까지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야하다 야하지 않다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좀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이나 경험 또는 기대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만약 어마어마한 기대를 하고 왔다면 실망할 것이고, 별 기대를 안하고 왔다면 야하다고 할수 있는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야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로 눈앞에서 실제로 배우들이 키스를 하고 애무를 하는데(그리고 옆에는 방송사에 나왔다는 분의 캠코더), 마치 영화에서 베드신을 찍는 장면을 구경하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크게 기대하고 오신분들 중에 실망하고 간다는 분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치며

연극 <바이올렛>은 이 공연을 통해 소수의 성도 존중받고 게이나 레즈비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변화 되기를 바라는 실화 주인공의 바램을 이루어 주지는 못할거 같습니다. 이 연극에서 보여주는 동성애의 결말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마니까요. 그리고 그 비극을 보여주는 방식도 무언가 부족해 보입니다.

동성애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나 노출을 선택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영화도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연극은 그러면 안된다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작품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한 자극적인 소재로 홍보효과를 노리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관객은 바보가 아닙니다. 외설 논란이 있더라도 작품성이 있다면 관객은 저절로 찾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에서 노출 연기가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수 있다면, 그 장면은 그냥 필요한 장면이지 야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저에게 그냥 계속해서 물음표만 던져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