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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연극 <너와 함께라면>, 거짓말과 말장난 사이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한편의 시트콤 같은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코이소가가 그 배경으로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고 장녀 아유미보다 40살 연상인 남자친구인 켄야가 집에 불쑥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웃음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공연은 현재 아트원시어터에서 연장공연중입니다.

아트원시어터는 3개관이 한건물에 들어서 있고 규모는 예상보다 컸습니다. 이원숭이 운영하는 이태리 화덕구이 피자를 파는 디마떼오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 언제 이 건물이 들어섰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예전에는 이 옆에 건물이 없었거든요. 하기는 그 근처로 안간지가 꽤 되어서 모를수도 있겠습니다만...

시놉시스

코이소 가의 연례행사
'나기시 소멘-흐르는 물에 국수를 뛰어먹는 일본전통풍습'준비가 한창인 어느 날,
장녀 아유미의 집에 40살 연상인 남자친구 켄야가 불쑥 방문한다.
켄야가 건실한 청년 사업가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가족들과
가족들에게 켄야의 나이를 숨겼던 아유미는 겐야의 갑작스런 등장에 당황한다.
엄마의 충격을 막기 위해 아버지 쿠니타로와 아유미,
그리고 아유미의 동생 후지미는 켄야의 존재를 자꾸만 숨기지만....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을 뿐!
쿠니타로 가게 종업원 하지메와 켄야의 아들 겐야까지 등장하면서 사건은
점점 꼬여가기 시작한다. 과연 켄야와 아유미의 사랑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인가?

배우들


오늘의 캐스팅입니다. 이 연극도 만약 다른 조합의 캐스팅으로 봤다면 상당히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배우들의 개성들이 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배우분들의 연기는 안정적입니다. 거기에다 박민정씨와 이은우씨는 상당히 미인이더군요.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대부분 말장난입니다. 이 말장난은 자칫 잘못하면 지루한 이야기로 흐를 수도 있는데, 지루하지 않게 중심을 잡아 주는 분이 전배수씨입니다. 약간 진지하면서도 헐렁한 아버지 역할을 굉장히 잘해 주었거든요.

거짓말과 말장난 사이

(주)연극열전에 프로그래머라 참여하고 있는 영화배우 조재현과 일본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술자리 해프닝으로 얻게 된 대본 <너와 함께라면>의 배경이 되는것은 일본의 한 가족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들더군요. 한국적으로 충분히 각색 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굳이 일본을 배경으로 했을까 하는 점이었죠.

이것은 바로 일본의 호칭법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성만 30만개 이상 존재하고, 사회적으로는 성과 이름을 합쳐서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만 3글자 이상 되기 때문에 성을 다 부르기 보다는 약식으로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죠. 연극 <너와 함께라면>에서는 이름을 통한 오해와 거짓말이 중요한 웃음코드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각색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식 호칭법에 의해 꼬이기 시작한 거짓말은 또다른 거짓말을 계속해서 낳게 됩니다.

아버지는 아유미의 남자친구 켄야를 처음에는 켄야의 아버지로 오해하고, 이 오해가 풀리면 아들 겐야가 등장하면서 어머니는 겐야를 켄야로 오해하고, 겐야는 케니(켄야의 애칭)를 고양이로 오해하고, 겐야는 아유미의 아버지를 옆집 아저씨 또는 게이로 오해를 하고..........

이런식으로 오해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꼬이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 미타니 코우키식의 웃음코드가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연극을 보는 내내 한참을 웃고 나왔거든요....

또한 인상적인 부분중에 하나는 '나가시 소멘'을 직접 만들어 먹는 부분입니다. '나가시 소멘'은 대나무를 연결해서 흐르는 물에 면을 흘려 보내면 젓가락으로 집어 장국에 넣어 먹는 국수 같은거라더군요. 이것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한번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극열전 관계자분들이 제 블로그에 들어와서 내용을 볼지는 모르겠으나, 혹시나 보게 된다면 관객들이 '나가시 소멘'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나가시 소멘 데이', '나가시 소멘 패키지' 아니면 일부 관객들만 맛볼수 있는 기회라던지....

부부 한줄평
남편 :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다. 말장난이 너무 재밌다.
아내 : 초반에는 약간 지루했지만, 전체적으로 웃기고 재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