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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투비, 친절하거나 혹은 불친절하거나

 

알투비: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는 짧은 러닝타임에 많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담을려고 하다보니 상당히 많은 장면들이 압축되어 버렸습니다. 비의 꼴통 장면과 신세경과의 러브라인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반면, 일부 장면들은 많은 부연 설명들이 불필요하다고 느꼈는지 아주 짧고 굵게 끝내버립니다. 예를 들어 지석현과 최민호와의 우정은 담배 한개비와 고아 이야기로 끝이 나는식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들은 개연성을 무시하면 묘하게도 리턴투베이스 작전에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이걸 보고 감독이 친절하다고 해야 할지 불친절하다고 해야 할지.....

 

친절하거나

 

화려한 공중신

 

블랙이글스팀의 공중곡예, 여의도 상공에서 벌어지는 시가전, 정태훈 대위와 이철희 대위가 벌이는 모의전투, 북한으로 침투하는 장면 등 알투비는 전체 상영 시간 중 공중신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이 장면들은 실사 장면에 CG를 입혀서 그런지 한국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정태훈과 유세영의 러브라인

정태훈 대위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 때 옆에서 유세영이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 오르는 장면은 제가 알투비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정비사인 그녀가 왜 경비행기를 즐기는지까지 알게 되면 나중에 이 장면을 다시 곱씹게 되더군요.

한국영화의 성공공식에는 러브라인이 빠진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를 염두에 두고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넣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지만, 러브라인에 너무 비중을 둔 나머지 모의전투에서 진 이후 정비사인 유세영의 도움이 왜 절실히 필요했는지 설명이 조금 부족한 것은 단점입니다.

 

그들이 리턴투베이스 작전에 임하는 이유

 

이하나가 분한 오유진 대위가 선배 집앞에서 서성거리는 장면은 역시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그 장면 하나로 짝사랑 하는 여자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했다 싶었거든요. 이런 장면들은 부연 설명은 없지만, 대략적인 관게나 상황등을 유추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나았습니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런 장면들은 리턴투베이스 작전에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그들이 작전에 임하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정태훈 대위는 선배를 잃은 분한 마음과 후배를 위해, 오유진 대위는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위해, 이철희 소령은 예전에 잃은 동료를 생각하며 작전에 뛰어 드니까요. 이렇게 보니 이들은 군인치고는 국가관이 조금 부족해 보이네요.

 

불친절하거나

 

미그기의 귀순장면

 

실제로 미그기가 귀순을 위해 남하했을 때 집밖에는 공습경보가 울리는 등 서울이 난리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만약 그때 그 전투가기 귀순 목적이 아니었고 서울침투에 성공했다면, 실제로 시가전이 벌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은 한번쯤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한국군이 북한군에 대응했던 태도를 떠올리면 쉽사리 반격하지 못했을거다라는 상상까지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미사일을 쏘고 기관총을 난사를 하는데도 반격을 허용하지 않는다는건 조금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었습니다.

사실 이야기 하고 싶었던건, 이런 개연성보다도 적의 존재감입니다. 미션임파서블4에서도 적의 존재감이 극히 적었는데, 알투비에서는 북한군이 그렇습니다. 뭐, 쿠데타야 일어 날 수 있다는 셈 쳐도  어느정도 긴장감을 불어 넣어준다는 의미에서 ICBM 미사일이 위협적으로 느껴져야 하는데, 대체 긴장감이라고는 털끝하나 느끼지 못합니다. 만약 감독이 의도적으로 적의 비중을 줄이고 정지훈과 유준상이 분한 두 에이스의 영웅주의적 침투 작전에 비중을 뒀다면 할말은 없지만요.

 

탑건을 연상케 해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 관제탑 옆을 비행하는 모습, 적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모습, 전투단내에서의 러브라인, 주인공의 꼴등기질 등의 상당 장면은 탑건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존 사실 이런 부분들을 감독이 일부러 의도했는지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설마 모르고 이런 장면을 도입했을리가 없으니까요.

 

모호한 두 사람의 대립각

두 사람의 대립관계는 조금 모호합니다. 아무리 동료를 잃은 과거가 있다고 해도, 정태훈 대위의 돌발행동을 못마땅해 하는거랑은 연관관계를 느낄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철희 소령이 그의 돌출행동을 고칠려고 마음먹기만 하지 행동으로 옮기는 장면은 기억에 없습니다. 그냥 대립각만 세울 뿐입니다. 감독은 우리에게 이 두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라고 한걸까요? 그냥 남자들의 승부욕?

 

결론

화려한 공중신과 일부 장면들에 비해 알투비는 예측 가능하고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스토리, 부족한 연출력, 개연성 부족 등 많은 헛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지금와서 되새김질 해봐도 비가 분한 정태훈 대위는 영웅이라기보다는 그냥 영창감입니다. 전투단장이 아무리 인재를 아낀다 하더라도 그런 인물을 전투단에 그냥 두기에는 몇백억 하는 전투기와 공군이라는 조직을 감안하면 제대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공군력에 훨씬 도움이 될겁니다. 알투비 같은 설정들이 가능한 것은 그냥 영화기 때문이겠죠.

알투비는 그냥 영화라 생각하고 액션신만 즐긴다면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재미있게 보고 나왔답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짜임새와 개연성을 중시 한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