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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프로이트의 환자들, 한권으로 읽는 프로이트 전집


제 아내가 몇일 전에 자신의 꿈을 하나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꿈 속에서 내가 말이야. 김에 완전 깔려서 완전 일어나지 못할 지경이었어. 그런데 웃긴건 김 파는 아저씨가 어마어마한 금액을 요구하는거 있지?"

만약 프로이트가 이 꿈을 해석했다면 그의 저작 '꿈의 해석'에 나오듯이 축적되어 있던 그녀의 억압된 성 본능이 '김과 낯선 아저씨'로 표출된다고 했을까요? 뭐, 대충 짜 맞추면 김은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낯선 아저씨는 남편이 아닌 타인으로 해석 한다면 결국 바람피고 싶은 아내의 욕구를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 한것은 사실이지만, 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론의 중심골격은 아니라고요. 오히려 성에 대한 이야기는 일부분에 불과하며 전체가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에 따라 제 아내의 일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제가 아내의 꿈을 분석하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 저는 답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아내가 꿈을 꾸기 몇일전, 아내와 저는 집으로 가는 길에 구운 김을 파는 집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김이 너무 먹고 싶던 저는 김을 살려고 했지만 제 주머니에는 딱 1,800원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딱 200원이 부족해서 사지를 못했던거지요. 아내는 이걸 마음에 담고 있었던겁니다.

위와 같이 프로이트가 다루는 정신분석학은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실생활에 실제 적용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의 이론이 다 맞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론이 틀렸거나 성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며 사례를 분석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잊지 않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일반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로이트의 저서로는 '정신분석학 입문'과 '꿈의 해석'이 있지만, 사실 그는 이 이외에도 방대한 양의 저서를 저술했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프로이트 전집을 볼 수 있는데,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상당히 난해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프로이트의 환자들'은 프로이트 전집에서 150가지 사례를 뽑아 일상 생활에 적용 해 볼수 있는 보편적인 사례들과 다소 논쟁의 소지가 있는 사례들로 분류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례들이 전부 성공 사례로만 이루어진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프로이트는 타 의사가 간단하게 고친 병을 히스테리로 오진한 적도 있고, 친구의 병을 오진하여 수은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프로이트의 환자들'은 북곰 서평단에 선정 되어 읽게 된 책입니다. 536페이지에 달하는 책 두께, 깨알 같은 글씨, 그리고 저자의 생각이 곳곳에 묻어 있는 이 책은, 읽는데에만 근 한달 이상이 소요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을 들여 읽은 책입니다. 예정보다 늦게 배송 받았지만 정독을 해야만  '프로이트의 환자들'의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 할수 있기 때문에 10일 안에 등록해야 하는 데드라인을 과감히 넘겨버렸답니다. 이 책 이후로 서평단 신청을 아예 안하고 있습니다. 헐~! 이점 제 블로그를 빌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