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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파엘로 코엘료의 '브리다'


같은 작가의 책을 계속 읽다보면 그 작가의 기호나 특정 대상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는 맥주가 유독 등장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도 무라카미 하루키는 맥주 애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엘로 코엘료의 '브리다'를 읽고 나서는 그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브리다는 마녀가 되기 위해 달의 전승을 배우며 그녀의 소울메이트를 찾게 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책입니다. 현대에 마녀가 등장하는 것이 생뚱맞기도 하지만 스토리에는 나름 흡인력이 있습니다.  

브리다의 시작은 마법사에게 "마법을 배우고 싶어요"라는 말로 시작을 합니다. 마법사는 달의 전승을 배웠지만 태양의 전승 마스터로서 그녀를 본 순간 그의 소울메이트인 것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소울메이트란 사람이 윤회를 거치면서 영혼이 분리되게 되어 있는데, 분리된 영혼은 운명적으로서로에 대해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마법을 배운 사람은 어깨 위에 빛나는 별모양을 보고 소울메이트를 알아 볼수 있고, 마법을 배우지 못한 일반인이라도 알수 없는 끌림이나 눈에서 나오는 광채를 보고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첫눈에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영혼에 끌림에 의해서라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살면서 소울메이트를 못 만날 수도 있고, 운명적으로 두명의 소울메이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브리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로렌스라는 현재의 연인과 마법사 이 두명이죠. 결국 브리다는 이 두명의 소울메이트 중  마법사를 택하지만, 마지막에 마법사는 말합니다.

"숲이 내게 가르쳐 주었어. 당신이 절대로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야 당신을 영원히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을."

그런데 이런 류의 대사는 바로 직전에 읽은 파엘로 코엘료의 책 "11분"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너무나 좋았다! 소유당하지 않은채 소유당한다는 것은!"

파엘로 코엘료가 생각하는 사랑은 소유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육체적인 면도 포함이 됩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자신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온전히 내줄 때 진정한 사랑이 시작 될수 있고, 육체적인 사랑도 사랑에 중요한 요소지만 이 역시 상대를 소유하는방식은 아닙니다. 오로지 사랑의 중요한 한 요소일 뿐입니다. 결국 파엘로 코엘료의 사랑는 곧 자유를 뜻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파엘로 코엘료가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만큼 책애서 성당이 꽤 많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의 사상은 오히려 동양적인 색채가 물씬 풍겨 날때가 있습니다. 이번 '브리다'의 경우에도 소울메이트가 윤회라는  나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엘로 코엘료가 불교사상에도 어느정도 조예가 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이것은 뭐 앞으로 나올 그의 책을 좀더 보고 다시 한 번 판단해봐야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