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 '여행의 기술'



솔직히 말하면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은 나의 기호는 아니다. 미려한 문체와 방대한 지식은 인정하나 읽고 나서는 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제목이 너무 좋다. '불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등 제목만 들어도 끌리는 것들이 많다. '여행의 기술'은 책 제목만 보고 접한 알랭드 보통의 네번째 책이다.

다양한 작가, 철학자. 시인 들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여행에 대한 여러가지 사색을 담은 '여행의 기술'은 책속의 책 같은 느낌이다.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나은 대체물을 제공 할 수 있다"

위의 말은 데제생트라는 사람이 여행에 대헤 이야기 한 것으로 나에게는 굉장히 공감 가는 글귀 중에 하나였다. 데제생트라는 공작이 찰스 디킨스의 책을 읽다가 갑자기 영국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도중에 여행의 고단함과 실망감에서 여행을 중단하게 되면서 내리는 결론이다. 그 이후 그는 집 밖으로 다시는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여행이 항상 실망감을 안겨 주지는 않지만, 커다란 기대감을 안고 떠난 여행 중에 누구나 실망감을 안게 될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는 인도에서 본 타지마할이 그러했는데,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멋들어 보이던 곳이 막상 가보니 내가 기대한 것에는 미치치 못했던 것이다. 아마도 사진으로만 상상했다면 지금도 그곳은 인생 중에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계속 남아 있었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듯 이 책에는 중간중간에 여행에 관련해서 공감 되는 글귀 들이 곳곳에 눈에 띄인다. 하지만 너무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몰입해서 읽지 않고서는 내용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방대한 지식과 여행에 관한 모든 느낌을 한권에 망라 할 수 있다는 점은 알랭 드 보통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