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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명불허전 미라클 두산


타팀의 경기에 대해서는 포스팅을 하지 않는편이라 여태까지는 포스트시즌과 관련된 포스팅은 단 하나도 올리지 않았는데 오늘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과 두산전을 보고나니 안올릴 수가 없네요.

오늘 경기는 정말 명승부라고 할 정도로 박빙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초반만 해도 두산의 에에스라고 할 수 있는 김선우가 3실점을 하며 2회에 조기 강판 될 당시만 해도 이렇다 할 중간계투가 없는 두산의 패색이 짙어 보였는데, 이러한 예상을 깨고 연장 접전까지 갔던 경기는 8:9로 두산 손시헌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는 종료가 되었습니다.


정말 미라클 두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준PO 당시만 해도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진출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마무리인 이용찬은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중심타선에 포진해 있는 김현수와 김동주가 예전같지 않았으며 상승세였던 롯데에게는 객관전인 전력면에서 어려울 것이라는게 그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준PO 1, 2차전 때만 하더라도 이용찬의 부재는 크게 보였고, 중심타선의 부진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멀게만 보이게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준PO 3차전은 두산이 1점차 승리를 가져갔지만, 롯데 조성환의 견제사와 이대호의 수비 실책 등이 한몫을 했기 때문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지만 여기서 분위기를 타게 될지는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준PO 4, 5차전에서 양의지를 대신하여 나온 두산 용덕한의 활약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두산은 어디에서 이런 선수들이 툭하고 튀어 나오는지 정말 알수가 없네요.  화수분 야구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가 봅니다.

준PO가 5전 3선승제로 바뀐 이후 리버스 스윕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한 것은 두산이 처음일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극적인 리버스 스윕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은 객관적인 전력면에서 투타에서 안정적인 팀인데에다 충분하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준PO에서 5전을 다 치른 두산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그리 쉬운 팀은 아니었는데에도 불구하고 벌써 삼성을 상대로 2승을 챙겼네요.

오늘 경기는 양팀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전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긴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 할 확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양팀 모두 선취점을 내기 위해 초반부터 희생번트 작전을 구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선취점을 낸 팀이 그날 경기를 가져 갈 확율이 더 높은데에다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은 5회이상 지나서 점수를 리드하고 있을 때 불패 신화가 있었기 때문에 두산이 느끼는 압박이 더 심했을 것입니다.

분명 선취점은 삼성이 냈지만, 승리는 두산이 했으니 확율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이런 경우 오히려 "야구 몰라요"가 더 적절해 보이네요.


오늘 두산 승리의 일등 공신은 제가 봤을 때는 두산 정수빈과 왈론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정수빈은 동점 적시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일등 공신이 되었고,  왈론드는 이현승에 이어 중간계투로 나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노히트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어 두산이 역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왈로드는 볼넷 2개를 내준게 전부였을 정도로 큰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왈론드는 올시즌초만 해도  용병 잔혹사의 한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부진했던 용병이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만큼은 정말 큰 활약을 보여 주고 있으니 아이러니 할 수 가 없네요.

어쨌든, 현재의 두산을 보고 있으면 미라클 두산이라는 말이 허언은 아니네요. 이래저래 오늘 경기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큰 고민이 하나 생기게 되는군요.

지난주에 준PO가 한참 진행 중일때 직장동료와 내기를 한것이 있습니다. 일단 두산이 롯데를 이기고 삼성과 플레이오프에 오르는게 전제이기는 했지만, 삼성과 두산이 붙어 두산이 이기면 제가 밥을 사고 만약 삼성이 이기면 직장동료가 저에게 밥을 사는 내기였습니다. 그것도 5일동안. 객관적인 전력면에서는 삼성이 유리해 보였기 때문에 이렇게 내기를 걸었지만,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제가 밥을 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안그래도 두산을 응원하고 삼성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는 저이지만...이번에도 이렇게 느낍니다.


"정말 야구 몰라요"